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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기관 이전 표류] 정부.정당.지자체 "책임지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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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이전 작업이 일파만파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당 공기업들 노조와 공공기관을 빼앗기게 되는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발뿐만 아니라 알짜 공기업을 서로 가져가려는 지방의 사활을 건 유치경쟁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 특히 같은 도 안에서도 5-6개 도시들이 서로 좋은 공기업을 유치하려는 이전투구가 '소지역 갈등'이라는 새로운 양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공기업 이전이 자칫 지역갈등 대란을 불러올지도 모르는 사태로 번지게 된 것은 정부의 졸속추진 때문이다. 정부는 충청권 행정도시건설에 대해 지방의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자체 판단하고 내친김에 공기업이전도 밀어붙이기로 했지만 실제 분산작업에 대한 치밀한 청사진도 없이 추진하는 바람에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여론을 수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구조적으로 지역의 볼모일 수밖에 없는 국회에 이전기준작업을 맡긴 것부터 '악수'라는 지적이다. 특히 국회에서 마련한 공기업배분기준에 따라 공기업 하나 하나의 배치작업은 광역단체장에게 맡기기로 한 데 대해서도 단체장들은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민선 단체장들은 "정부가 인기있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이라는 정책명분만 챙기고 지역갈등의 뇌관인 실제 선정작업은 지방에 맡기는 것은 책임을 전가하는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공 떠넘기는 정치권=한나라당은 22일 공공기관 이전문제 협의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모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공공기관 이전 세부사항을 입법부가 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먼저 정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괜히 '욕 들을 일'에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여당은 그러면서도 공공기관 이전 문제를 서둘러 매듭짓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선(先) 수도권대책,후(後)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의 입장 선회가 그것이다. ◆'대책 없는' 정부=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정치권 정쟁거리로 전락한 것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라는 비판이 많다. 전국 지역산업지도를 바꿀 수 있는 공공기관 이전 문제를 뚜렷한 대안 없이 정치권에 던져버린 것 자체가 일종의 직무유기라는 지적이다. 유권자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정치권 합의만을 기대했던 것이 혼란을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지역별로 산업연관 효과를 분석한 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공기관 이전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막중 서울대 교수(환경대학원)는 "지역산업기반을 고려하지 않은 공공기관 이전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전 등 메이저급 공공기관의 경우는 장기적인 지역산업 성장전략 등을 감안해 정부에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을 2∼3개 광역 경제권으로 나눠 해당 경제권에 꼭 필요한 공공기관을 이전해야만 16개 시·도 간의 과열 경쟁을 잠재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용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국을 동남권 등 광역 경제권으로 묶은 다음 공공기관 이전과 함께 기업도시 지정을 지역균형발전 정책수단으로 활용하면 지역 경쟁력 제고와 균형발전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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