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사장 김용진)이 지난 16일 서울시극단장에 신일수(62), 무용단장에 김백봉(78) 씨를 임명한 것을 두고 연극, 무용인들의 반발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연극협회(회장 채승훈)는 22일 오후 대학로 카페 장(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일수 씨의 서울시극단장 임명을 철회하고 공개채용 원칙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성명서를 내 "공채를 대외적으로 공표해 놓고 공채에 응한 인물은 도외시한 채 편법으로 다른 인물을 임명한 것은 상식을 벗어난 처사"라며 "임명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협회 소속 연극인들을 서울시극단 작품에 불참시키는 등 결의를 행동에 옮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연극인들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면 김용진 사장 퇴임을 위한 범예술인 서명운동도 불사하겠다"며 "신씨도 연극인 모두를 위해 극단장직을 자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채승훈 회장은 "신씨를 만나 극단장직 사퇴를 권고하겠다"며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연극협회 이사회를 거쳐 협회 소속인 신씨에 대한 징계절차를 밟겠다"고도말했다. 한편 극단장 공채심사위원 6인(임영웅 손진책 윤호진 김윤철 이태섭 박명성)도'우리의 입장'이란 글을 언론사에 보내 "세종문화회관 직원들의 실수와 무능을 감추기 위해 심사위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편의주의적 행정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장 측근의 외부인사를 극단장으로 결정한 것은 공채를 무화시키는 기만적 행위이자 '코드인사'의 전형"이라며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지금까지의과오에 대해 연극계가 납득할 수 있도록 응분의 책임을 표시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춤평론가회(회장 김경애) 역시 21일 성명을 내고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고령자를 적법 절차를 어기고 무용단장에 정실 임명하는 것은 시대 발전에 역행한다"며 "서울시장이 세종문화회관의 구시대적 행정실태에 대해 책임지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