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부정에 항의, 아스카르 아카예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시위대가 지방 정부청사를 장악하는 등 폭력 시위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또 시위 규모도 점점 늘어 전국적으로 1만7천명이 항의집회에 참여했다. 이날 키르기스 제2의 도시인 오슈에서 곤봉과 휘발성 기름 등으로 무장한 1천여명의 시위대가 "아카예프는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100여명의 병력이 지키고있던 오슈 지방 정부청사 3동에 진입해 장악에 성공했다. 청사 점거 이후 약 2천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시중심부의 광장에 모여 아카예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광고판을 태우기도 했다. 수도 비슈케크에서도 200여명의 시위대가 국제공항을 점거했으며 남부 잘랄-아바트에서는 시위대가 공항 활주로에서 격렬한 투석전을 벌이는 등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남부 톡토굴에서는 시위대가 한때 군수와 지방검찰청장을 억류하기도 하는 등오슈 외에 다른 4개 도시에서도 시위대가 지방 정부청사를 점령했다고 키르기스 내무부측이 밝혔다. 이날 시위대와 경찰병력의 충돌로 10여명이 숨졌다는 미확인 보도가 나오는 등현재 키르기스의 반체제 시위는 종전 우크라이나, 그루지야와는 달리 격렬한 유혈혁명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카예프 대통령은 시위가 확산되자 이번 시위를 촉발한 지난달 27일의 총선 부정 혐의에 대한 조사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및 대법원에 지시하는 한편 야당측에 협상을 제안했다. 그는 "선거결과를 놓고 극렬한 대중의 반발을 사고 있는 선거구에 대해 특별한주의를 기울여 사람들에게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며 "논란은 철저하고 공정하게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니콜라이 타나예프 키르기스 총리는 "비상사태를 선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위기는 무력이 아닌 협상을 통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쿠르만벡 바키예프 전 총리를 비롯한 야당 세력은 그동안 정부가 야당측의 협상요구를 번번이 무시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어 여야 세력간 협상이 이뤄질 수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오슈ㆍ모스크바 APㆍ이타르타스=연합뉴스)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