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주권국가라고 강조한 뒤 북한에 대한 다국적 안전보장 제공 의지를 분명히 밝히는 등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다. 21시간 동안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한 라이스 장관은 6자회담 틀 안에서 북·미 양자대화,북한에 대한 에너지 공급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에 앞서 지난 19일 일본 조치대학 연설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부시 행정부 고위 관리 중에서 처음으로 북한을 '주권국가'로 표현했다. 북한이 라이스 장관의 '폭정의 전초기지'발언에 대해 취소와 사과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주권국가'언급은 미국이 '마지막 성의'를 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와 관련,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북한의 국제적인 존재와 6자회담에서 동등한 협상 상대자로서의 자격을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라고 말했다. 6자회담 틀 내에서의 북·미 대화를 강조한 것도 주목된다. 그렇지만 국내외 외교전문가들은 북한이 끝내 6자회담에 응하지 않으면 미국은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 또는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 개최 제의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라이스가 한·일 방문에서는 '유화적' 제스처를 보였지만 다음 순방지인 중국에서는 획기적인 '대북 설득'을 강력 촉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 입장에선 라이스 장관이 일본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하고 독도 문제에 대한 무개입 원칙을 밝힌 것은 서운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 한·일간 당면문제를 지렛대 삼아 북핵문제는 물론 향후 동북아정책을 조정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