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1:06
수정2006.04.02 21:08
남자는 말을 듣지 않고,여자는 지도를 읽지 못한다.
남자는 해결책,여자는 조언과 보살핌을 제공하려 든다.
남자는 상대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고 느낄 때,여자는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 마음이 움직인다.
남자는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여자는 이해해주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남자는 과제지향적,여자는 관계지향적이다.
남녀의 차이에 대한 얘기는 이밖에도 수없이 많다.
남자는 한번에 한가지 일밖에 못하지만 여자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남자가 단순한 사실을 말할 때도 여자는 온갖 연상을 곁들여 듣는다는 등.무수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메워지지 않는 간극의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뇌의 구조가 다소 다르다는 게 밝혀졌을 뿐.
남녀의 성을 구분하는 것은 23쌍의 염색체중 크기와 모양이 같은 것끼리 모이고 유전정보를 교환하는 22쌍의 상염색체와 달리 짝이 다를 수 있고 유전정보를 교환하지 않는 성염색체 X와 Y다.
성염색체는 1891년 독일의 헨킹이 곤충의 세포분열 중 특수행동을 하는 염색체를 발견,X라고 명명한 데서 비롯됐다.
성염색체의 수나 형태에 문제가 생기면 선천적 이상이나 질환이 나타난다.
XXY가 되면 겉보기엔 남성이지만 자라면서 여성적 징후가 발현되는 식이다.
또 Y염색체가 고환과 남성호르몬 생산 외에 다른 일을 거의 하지 않는 반면 X염색체는 여성호르몬 분비 외에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미·영·독 공동연구팀이 X염색체를 완전해독한 결과 인간게놈의 4%인 1천98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고 당뇨 비만 혈우병 등 3백여가지의 유전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는 소식이다.
이번 해독으로 남녀가 다른 이유를 찾아내고 각종 유전질환의 예방 및 치료법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유전자의 비밀이 드러났다고 만사가 해결되리라 장담하기는 어렵다.
1973년 미국의 스탠리 코헨과 허버트 보이어가 유전자 분리 및 재조합 기술을 개발한 뒤 유전공학은 눈부시게 발달했지만 문제점 또한 적지 않다.
X염색체의 해독이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소식을 주고,남녀차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줄 지 두고 볼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