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수의 '약발'이 줄어들고 있다. 외국인 등이 프로그램 매수 유입을 주식 매도의 절호의 찬스로 여기고 매물을 쏟아내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매수는 결국 나중에 프로그램 매도를 불러올 수 있는 잠재매물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수급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8일 증시에서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1천5백5억원,비차익 2백82억원 등 1천7백87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으나 주가 하락을 저지하지 못했다. 프로그램 순매수는 이날까지 사흘간 모두 4천5백억원 이상에 달했으나,종합주가지수는 오히려 이 기간 동안 12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이제까지는 통상 프로그램 매수 1천억원당 종합주가지수가 7∼8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지만,최근 사흘 동안엔 프로그램 매수의 약발이 먹히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물의 '부메랑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 중 선물 베이시스(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와 연계된 매수차익거래는 결국 청산되면서 프로그램 매도를 불러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입된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대부분 선물 베이시스가 0.6보다 높을 때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베이시스가 0.1∼0.2의 콘탱고(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은 상태)로 낮아져도 약 3천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만일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고 투자심리가 급랭한 상태에서 이같은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질 경우 자칫 지난 15일처럼 장대음봉(시초가부터 주가가 계속 떨어져 종가가 급락한 상태로 끝나는 모습)을 그리면서 종합주가지수가 추가 조정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