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법인들이 유가증권시장(구 거래소)과 코스닥에서 지극히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증시의 장기 활황과 경기 회복 전망이 나오면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이 자사주 등을 매입하고 있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주가 급등을 틈탄 창투사 등의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기타법인은 올들어 11일까지 4천8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지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타법인의 강력한 `사자' 움직임에 대해 일반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린 것이라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이처럼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리는 것은 향후 경기와 증시, 자사영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담고 있다는 의견도 달았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일반기업들이 주주 우선정책으로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리면서 기타법인의 순매수 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주주 우선 정책과 자사주 방어 등이 목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자기영업 전망이나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함성식 책임연구원도 "기업들이 여유자금으로 주식에 투자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 둘 중 하나"라며 "자사 주식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기업들인 만큼 이는 향후 경기를 좋게 본다는 뜻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과는 달리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타법인이 올들어 2천705억원 순매도를 기록, 지난 2002년(2천898억 순매도) 이후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개인이 2천523억원, 기관이 359억원 순매수, 외국인이 172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감안하면 기타법인은 올들어 코스닥 시장의 가장 큰 매도 세력인 셈. 이처럼 기타법인이 큰폭의 순매도를 보인것은 주가 급등과 함께 쏟아진 대주주등 내부자들의 주식 매도와, 창투사의 보유물량 처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타법인 매도의 중심 세력은 창투사일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가 급등하자 투자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을 입증하듯 코스닥 기타법인 순매도 상위 20위 종목 가운데 14개가지난해 6월 이후 상장된 신규등록주로 올들어 주가가 급등한 종목들이다. 대신연구소 함 연구원은 "주가가 급등하자 대주주 등이 지분을 대거 내다 파는경우가 많았던 만큼 대주주들의 매도로도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LG증권 황 팀장은 "코스닥 기업의 경우 자사주 매입 유인이 크지 않고, 일부 기업들의 경우 외국인들에게 자사주를 넘겨 주주 구성의 안정성을 기하는 경우도 있기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강영두 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