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설 연휴 경기도에서 유산상속에 불만을 품은 맏형이 동생 일가족에게 엽총을 난사해 3명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20년 전 3형제가 부모로부터 고르게 상속한 부동산 중 동생이 받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맏형이 '돈을 내 놓으라'고 요구하면서 그동안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경찰수사 결과 밝혀졌다. SBS는 '그것이 알고싶다-상속분쟁,자식에게 재앙을 물려준 부모'(12일 오후 10시55분)편을 통해 갈수록 늘어나는 우리사회의 상속분쟁 실태를 고발하고 바람직한 재산상속의 방법을 모색한다.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2년 6월 지방의 한 소도시에서 혼자 살던 72세의 최씨 할아버지가 집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최 노인은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일주일만에 사망했다. 최씨가 남긴 재산은 무려 2백억원.아들은 아버지의 유언장을 내밀며 유산이 모두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했지만 딸들은 오히려 유산을 노린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했다며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살인혐의까지 제기하면서 형제들간의 우애는 돌이킬 수 상황이 돼버렸고 유언장을 둘러싼 법원의 중재도 실패하면서 결국 법원의 최종 판가름만 남게 됐다. 지난 91년 개정된 가족법은 재산상속시 딸·아들의 구분 없이 균등한 배분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아들 중심의 유산승계 방식은 지금까지도 관습적으로 이어져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의 상속분쟁은 아들 딸 등 형제간 다툼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때로는 서로의 배우자까지 가세하면서 복잡한 양상을 띠는 점이 특징이다. 제작진은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처럼 유산의 사회환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