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홍준표 당 혁신위원장간의 신경전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혁신추진위는 지난달 의원연찬회에서 제2창당에 버금가는 쇄신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만들어졌다. 혁신추진위는 당헌·당규 개정뿐만 아니라 당의 노선,지도체제 등 '뿌리'부터 바꾸는 작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위원장에 상당한 권한이 따른다고 해서 홍 위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이렇게 막강한 권한을 갖는 혁신위원장은 당초 박 대표가 맡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소장파 등의 반발을 무릅쓰고 대표적 비주류인 홍 위원장에게 넘겼다. '반대파 끌어안기' 차원에서다. 그러던 박 대표가 최근 혁신위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10일 당 운영위에서 "혁신위는 합의되지 않은 것을 개인적으로 발표해선 안된다. 당의 의견으로 혼동된다"며 "혁신위원들과 충분히 협의한 후에 밝혀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당 주변에선 최근 홍 위원장이 '조기전대를 통한 박 대표 재신임'을 주장한 데 대해 박 대표가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박 대표는 지난 9일 "내 사전엔 재신임이란 없다"며 강한 불쾌감을 표출한 바 있다. 박 대표는 또 "혁신위를 독립적으로 한다는 것은 하나의 수사일 뿐"이라며 "자유롭게 토론한다는 것이지 거기에 집행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박 대표의 발언에 대해 홍 위원장은 "혁신위 활동을 두고 출범부터 지도부가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혁신위를 독립기구로 하고 전권을 부여하며 지도부가 절대 간섭하지 않겠다고 한 당초 취지에 반한다"고 쏘아붙였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