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식의 대명사'인 치즈가 빠른 속도로 우리 식탁을 파고 들고 있다. 웰빙 바람과 함께 와인 안주로 각광받으면서 할인점 등에서 판매가 30% 가량 급증하고 있는 것. 치즈 소비 트렌드도 낱개로 비닐 포장된 가공 슬라이스치즈에서 자연산 치즈로 고급화되고 있고,떡볶이 등 간식거리와 케이크,아이스크림 등으로 활용범위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 등 주요 할인점의 치즈 판매는 올들어 지난해보다 20∼30% 늘고 있다. 특히 자연 발효시킨 까망베르,퐁듀치즈,엠엔탈 치즈 등 '고급 치즈'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마트의 고급 치즈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세배 가량 뛰어 올랐다. 이마트 마기환 바이어는 "웰빙푸드라는 인식과 함께 와인과도 좋은 '궁합'을 이뤄 판매가 눈에띄게 늘고 있다"며 "과거 10%에 불과했던 자연산 치즈의 비중이 최근에는 30% 정도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월 본점에 선보인 자연산 치즈 코너가 인기를 끌자 잠실점 강남점 등에 추가 개설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도 천호점 목동점 등의 치즈 코너를 확대할 계획이다. 치즈 인기는 국내 유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일유업 계열의 치즈전문 업체 상하는 지난해 국내 식품업계로는 처음으로 자연산 '까망베르 치즈'를 내놓았다. 올들어 매출은 월평균 7억5천만원으로 당초 예상을 50% 가량 웃돌고 있다. 서울우유도 지난해 '유기농맑은치즈'를 낸데 이어 4월에 'MBP 치즈'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치즈'이름을 단 간식거리도 몸값을 높이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1월 '크림치즈 곡물 페스츄리'와 '우리쌀로 만든 크림치즈빵'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치즈가 들어간 제품은 다른 신제품에 비해 두배 이상 매출이 높다"고 전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치즈담당 김민성 주임은 "최근에는 '치즈 떡볶이''치즈 돈까스''치즈 계란말이'등 집에서 만드는 음식이나 호프집 안주거리,분식집 메뉴에까지 피자 치즈가 안쓰이는 곳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식품업체도 치즈 바람을 타고 치즈가 들어간 아이스크림,케이크 등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롯데제과가 지난해 말 출시한 치즈 아이스바 '파나코타바'는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월 7억∼8억원의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 빙그레도 지난해 말 치즈케이크 아이스크림 '프로마쥬'를,CJ는 최근 '쁘띠첼 냉동 치즈 케이크'를 선보였다. 파리바게뜨 상품기획팀 김수진 팀장은 "젊은층이 서구 음식에 거부감이 없는 데다 단백질 덩어리인 치즈가 웰빙푸드로 자리잡아 인기몰이를 더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성민·송주희 기자 smyoon@hankl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