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강제징용된 한인 후손 4만3천여명이 거주하는 사할린에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사할린 우리말 KTV(Korean TV)가 지난해 8월 15일 개국, 드라마 `가을동화'를 내보내면서 사할린 전역에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KTV는 탤런트 송승헌, 송혜교가 출연하는 KBS 인기드라마 가을동화를 지난 해 8월 22일부터 매주 일요일 2시간씩 12월초까지 러시아어로 자막처리해 방송했다. 지난 8일 방한한 KTV 김춘자(54) 국장은 10일 "사할린 지역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일요일 6시를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며 "동포 1,2,3세가 한자리에 모여 드라마를시청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러시아 학생들이 주인공 이름과 대사를 줄줄 외우고, 주인공들이 쓴 스포츠 모자를 쓰고 다니는 등 가을동화의 바람은 거세다"며 "한국교육원과 동양어문학교 등에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이 몰려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가을동화를 못 보았거나 안 보면 대화를 할 수 없을 정도이고 드라마의 배경이 된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한다"며 "KTV 방송국 견학도 늘고 있다"고 현지분위기를 전했다. 그의 `가을동화' 찬양은 계속 이어졌다. "동포 2, 3세들 사이에선 한글이름 짓기 열풍도 분다", "그들이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 현재 KTV는 최수종ㆍ김유미ㆍ유호정씨 등이 주인공으로 나온 `태양인 이제마'를 방송하고 있다. KTV는 수ㆍ금ㆍ토ㆍ일요일에 전체 4시간 방영되며, 수요일(오후 6시 30분~7시)30분은 뉴스, 금요일(오후 8시 30분~9시) 30분은 자체제작 방송, 토요일(오후 8시~9시) 1시간은 열린음악회 등 가요프로, 일요일 2시간은 드라마를 내보낸다. 김 국장은 "이제는 `겨울연가'를 방영해달라고 주문하는 시청자가 늘고 있 다"며 "겨울연가가 방송될 수 있도록 KBS측에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동포와 한국의 위상을 높인 KTV가 재정난으로 4월부터 최악의 방송중단 위기에 놓여 있다"며 "한류열풍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