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지도부 경선을 한달 가량 앞두고 후보들의 각축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본선 진출자를 가리는 예비경선이 10일로 다가오면서 출마자들의 득표활동이 더욱 분주해졌다. 후보로 등록한 10명의 주자들 가운데 본선 티켓은 8명만 차지할 수 있다. '상임중앙위원에 여성이 포함돼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유일한 여성 후보인 한명숙 의원은 사실상 지도부 합류가 결정돼 9명의 남성 후보 중 2명은 탈락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중 참여정치연구회 소속인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유시민 의원은 예비경선 이전에 여론조사를 통해 두명 모두 4위 안에 들지 못할 경우 후보를 단일화한다는 데 합의한 상태여서 실제로 탈락하는 후보는 1명이 될 가능성이 크다. 6일 현재 경선 판세는 한명숙 의원을 제외할 경우 '문희상-신기남-장영달' 의원이 '3강'으로 평가된다. 문 의원은 친노직계 그룹과 중도세력,신 의원은 구 당권파와 개혁세력,장 의원은 재야파 의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염동연 송영길 유시민 의원 등이 중간그룹을 형성하며 선두권을 바짝 뒤쫓고 있다. 본선에선 1만3천여명의 대의원들이 1인당 2표씩 행사하는 투표방식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의원들이 비슷한 성향의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주기보다는 '짝짓기'로 균형을 맞추려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혁과 실용'이라는 큰 틀에서 후보들의 입장에 따라 표의 향방이 갈릴 공산이 크다. 일단 개혁을 중시하는 쪽은 장영달 신기남 유시민 김두관 김원웅 임종인 후보,실용진영에는 문희상 한명숙 염동연 송영길 후보가 속해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국가보안법 폐지 등 쟁점법안 처리태도와 관련해 개혁파는 4월 처리 등의 원칙을 중시하는 반면 실용파는 협상을 우선하는 등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이어서 확연히 태도가 구별된다. 후보들은 개혁과 실용의 이분법적 구도를 경계하고는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대의원들의 '표심'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김덕룡 원내대표의 전격 사퇴 등 한나라당의 내분도 여당의 경선구도에 '외생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