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병역 비리연루 야구선수들을 올시즌 구제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오키나와 이시가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린 LG 트윈스의 이순철 감독은 6일 "지난 해 프로야구는 병풍사건으로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그런데 그저 시일이 지났다고 사면하는 방안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는 2004년 9월 50여명의 선수들이 불법적인 방법을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이 발각돼 줄줄이 구속되거나 조사받는 엄청난 파문을 겪었다. 이 때문에 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대국민 사과문까지 발표하고 관련선수들을 전원 잔여경기 출장금지시켰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징계가 지난 해로 끝나 올시즌 출전에는 아무런 제재가 없다는 것. 지난 3일 오키나와를 방문했던 박용오 총재도 사실상 사면을 선언했었고 이와관련해 이상일 KBO 사무차장은 "지난 해 이사회에서 추가 징계는 없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병역비리 연루 선수들이 올해 출전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병역비리 선수들의 제재가 풀리면 올시즌 8개구단의 전력에도 다소 변동이 있을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에이스 박명환, LG 마무리 이동현, SK 중심타자인 이호준, 이진영 등이 합류해 팀 전력이 크게 강화되지만 삼성 등 나머지 구단은 주축 선수 대다수가 구속되거나 입대한 상태다. 오키나와 캠프내내 마무리를 결정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이순철 감독 입장에서는 이동현이 합류할 경우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지만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병역비리는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만큼 국민적으로 예민한 사건"이라고지적한 이순철 감독은 "단순히 팀 성적이 오르는게 문제가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 이미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로야구는 지난 수년간 선수들의 방탕한 사생활 등으로 각종 오명을 뒤집어썼지만 아직도 자기 팀 성적만 앞세우는 `구단 이기주의'가 팽배한 현실이다. 프로야구가 되살아나기 위해선 단순히 시일이 흘렀다고 제재를 풀 것이 아니라 뼈를 깎는 자기 반성속에 팀 성적보다 전체 리그를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오키나와=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