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3일 이란이 핵관련 장비의 지중 은닉을 위해 터널굴착 공사를 벌이고 있으며, 특히 고강도 특수물질까지 사용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사를 촉구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와 관련한 이란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하면서 그것이 핵프로그램 폐기 협상에 임하는 이란의 준비 여부에 대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세계는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된다는 일치된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IAEA는 이란의 전적 협조 속에 이를 조사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IAEA 소식통은 이란이 매년 1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양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40메가와트(㎿)급 실험용 중수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IAEA는 지난해 9월 문제의 중수로 건설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이란이 테헤란 남서부에 위치한 아라크 지역에서 실험용 원자로를 위한 기초공사에 들어갔다"면서 이런 사실은 위성사진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IAEA 소식통들은 또 이란이 IAEA의 봉인을 제거하고 원심분리기의 "핵심" 부분들에 대한 시험을 실시하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란이원심분리기의 비핵심 부분 보수 및 품질관리 조사를 핵심부분으로 확대하길 원하고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과의 협상에서 우라늄 농축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유럽측의 요구에 맞서 이런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란핵 협상 촉진을 위해 핵무기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이란에 대가를 제공한다는 유럽 3개국 입장에 동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협상의 진전을 돕길 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 당국자들은 미국이 새로운 전략하에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대가로 이란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및 유럽 국가의 항공기 부품을 제공한다는 유럽측 방안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대해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규정을 넘어선 의무 이행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란 핵 협상팀 대변인 호세인 무사비안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적극적인 협력과 완전한 투명성을 보여줄 준비가 돼 있으나 우리의 IAEA에 대한 협력은 NPT와 그 관련 조항들, 추가 협약에 국한된다"고 말했다. (워싱턴ㆍ빈 APㆍ로이터=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