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물량 상장·보호예수 해제 등 코스닥 매물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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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에 '매물 주의보'가 내려졌다.
대규모 유상증자 물량이 속속 상장되는 데다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주식전환으로 발행주식수가 증가한 업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상장한 새내기주는 지분매각제한(보호예수)에서 풀려나는 물량으로 상당한 수급 압박을 받고있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크게 오르는 랠리 이후엔 물량부담이 커지는 게 일반적"이라며 "우량 업체들이 일시적 수급악화로 약세를 보인다면 매수기회로 활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잠재 매물
3일 코스닥시장에서 벨코정보통신과 엠피오는 유상증자 물량 부담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주주 우선공모 방식으로 증자한 5백50만주가 지난 2일 상장된 벨코정보통신은 증자물량 상장 이전부터 매물 부담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서며 나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유상증자 발행가가 현 주가 7백5원보다 2백5원이나 낮은 5백원이어서 차익매물도 꾸준히 쏟아지고 있다.
엠피오는 지난달 말 발행주식의 39.59%에 달하는 6백50만주를 유상증자키로 결정한 이후 줄곧 약세다.
뉴테크맨과 선우엔터테인먼트도 4일 대규모 증자 물량이 상장될 예정이어서 수급 여건이 일시적으로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주가가 오르면서 CB·BW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증가,물량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며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에듀박스 엔바이오테크 KTC텔레콤 등은 오는 7∼10일 CB·BW가 주식으로 전환된다.
주식 전환가격이 모두 주가보다 낮아 전환 주식 가운데 상당 규모는 차익매물로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지난달 CB·BW 주식전환 규모는 3백72억원으로 1월의 2백21억원에 비해 68.3% 늘었다.
올 들어 코스닥에 입성한 새내기주도 지분매각 제한에서 풀리는 물량에 대한 우려감으로 연일 비틀거리고 있다.
4일 44만5천주가 매각 제한에서 해제되는 에이블씨엔씨는 이날까지 나흘 연속 떨어졌다.
매각 제한 물량이 전체 주식의 10%에 달하는 에이디피엔지니어링도 이날 4.17% 하락했다.
이들의 주가가 공모가에 비해 1백% 이상 급등했다는 점에 비춰 당분간 차익실현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물량 부담은 약세 요인
통상 매수세가 강한 강세장에서는 증자 물량이나 CB·BW 전환 물량이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유동주식수를 늘려 거래를 활발하게 만드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러나 매수 세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조정기나 약세장에서는 신규 상장 물량이 수급을 악화시켜 주가 급락을 유발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강세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새로 받은 주식을 곧바로 매물화하지 않고 기다린다"면서 "이에 비해 약세장에서는 서둘러 차익을 실현하고 보려는 욕구가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식이 늘거나 줄었는지보다는 해당 기업의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한 접근이 바람직하다"면서 "우량 기업이라면 물량 부담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일 때가 저가 매수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