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미국)의 탈환이냐, 비제이 싱(피지)의수성이냐. 세계골프랭킹 1위 자리를 놓고 올해 초부터 치열하게 경쟁해온 우즈와 싱이 4일(한국시간)부터 4일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리조트 블루코스(파72.7찬266야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포드챔피언십(총상금 550만달러)에서 격돌한다. 지난주 악센추어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나란히 2라운드에서 탈락, 체면을구겼던 우즈와 싱은 이번 대회에서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우즈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면 7개월전에 싱에 빼앗겼던 세계랭킹 1위를 되찾는다. 싱이 23위 이하로 처질 경우 준우승만 해도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할 수 있지만우즈의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이에 맞서는 싱도 우즈와의 맞대결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황제' 자리를 굳히겠다는 각오. 그러나 우즈와 싱은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필 미켈슨(미국)의 도전도 뿌리쳐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럽다. 올해 두자리수 언더파 스코어를 2차례나 기록하면서 맨먼저 2승 고지를 점령한미켈슨은 내친 김에 이번 대회 우승으로 그동안 우즈와 싱이 사실상 독점했던 상금왕을 차지하는데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이들 '3룡(龍)'도 섣불리 우승컵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포드챔피언십이다. 세계랭킹 12위 이내 선수 가운데 유럽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 거액의 초청료를 받고 출전하는 랭킹 3위 어니 엘스(남아공)만 빼고 11명이 출사표를 던져 우승 경쟁이 어느 대회보다 치열하기 때문. 세계랭킹 5위 레티프 구센(남아공)을 비롯해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애덤스콧(호주),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데이비드 톰스(미국), 마이크 위어(캐나다), 스튜어트 싱크, 데이비스 러브3세(이상 미국) 등 강호들이 모조리 출전한다. 특히 장타보다는 정확성과 인내력이 요긴한 블루코스의 특성을 볼 때 악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톰스는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로 꼽힌다. 대회장인 블루코스는 PGA 투어 대회가 열리는 코스 가운데 난이도가 높기로악명을 떨치고 있으며 승부홀인 18번홀(파4)은 가장 어려운 홀로 '블루몬스터'라는별명을 갖고 있다. 모처럼 동반 출전하는 '코리언 듀오' 최경주(35.나이키골프)와 나상욱(21.코오롱엘로드)이 어떤 성적표를 쥘지도 관심사다. 아직 바뀐 클럽과 교정 중인 스윙이 제자리를 잡지 못한 듯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최경주와 준우승 2차례로 주가를 올린 나상욱의 공통 관심사는 4월열리는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 맞춰져 있다. 마스터스를 겨냥해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는 최경주는 작년 공동5위에 올랐던 이대회를 상승세로 돌아설 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평소 플로리다 등 남부 지역 코스를 좋아하는 최경주는 이 대회를 시작으로 마스터스까지 이어지는 동남부 투어에서 마스터스를 겨냥한 자신감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나상욱에게는 마스터스 출전 티켓 획득에 이 대회가 중요한 분수령이다. 플레이어스챔피언십까지 남은 4개 대회에서 상금랭킹 10위 이내에 진입해야만 '꿈의 무대' 마스터스에 나갈 수 있는 나상욱은 이 대회를 포함해 4개 대회 연속 '톱10' 입상이 필수다. 6개 대회에서 74만4천달러를 벌어들인 나상욱은 상금 10위 이내에 진입하기 위해 4개 대회에서 적어도 50만달러를 챙기겠다는 구체적인 목표치까지 세워놓았다. 작년에 비해 300야드를 넘나들만큼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늘었고 아이언샷과 퍼팅 감각도 더할 나위없이 좋은 나상욱은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경기 운영 실수만 줄인다면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SBS골프채널이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매일 오전 5시부터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