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현명관 상근부회장이 28일 공식적으로 사임을 발표했다. 이에따라 전경련은 이르면 2일 중에, 늦어도 이번 주 안에 LG그룹과 현대차그룹에서 추천한 인사 중에서 새 상근부회장을 확정해 발표할 전망이다. 현 부회장은 이날 낮 전경련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작년 10월 강신호 회장이 삼성 이건희 회장을 차기회장으로 추천하며 사퇴의사를 밝힌 뒤부터 재계의 단합을 위해 '차기회장이 누가되든 물러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혀왔다"면서 용퇴를 밝혔다. 현 부회장은 삼성그룹 비서실장, 삼성물산 대표이사 회장 등을 거쳐 일본담당회장을 역임하다 지난 2003년 2월 삼성의 추천으로 전경련 사무국을 이끌어왔다. 그는 재임 중에 기업도시 건설 추진, 부품소재산업 육성 등을 통해 경기활성화와 대-중소기업 상생 경영을 위해 노력했으나 삼성출신이라는 이유로 재계 일각으로부터 "삼성의 이해만 대변한다"는 비난을 받아 곤혹스러워 했으며 삼성도 비슷한 입장을 나타내 왔다. 현 부회장은 이와관련, "삼성출신이라는 '멍에'를 지고있기 때문에 LG, 현대차인사를 더 많이 만나려고 노력했는데 삼성에 편향돼 있다는 얘기가 나올 때 곤혹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차기 상근부회장 선임 작업과 관련, "LG와 현대차그룹에서 긍정적으로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재계가 단합할 수 있으며, 강 회장이 잘 해낼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 부회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 중 기존 4대그룹 관계사와 공기업적 성격을 가진 기업을 제외한 3개사 정도를 선정해 회장단 가입 의사를타진 중"이라면서 "1-2개사가 더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 부회장은 이어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큰 소리를 치고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경제 밖에 없으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순위로 둬야 한다"고 지적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정부 제언이 '위기국면을 과장한다'는 오해를받을 때가 재임 2년 중 가장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재계에 대해서도 "고도성장기의 관치경제가 체질화돼 있다"면서 "경제주체는 정부가 아니고 기업이라는 점을 명심해 재계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적극적으로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내 386의원들에 대해서는 "국가에 대한 충정과 알고자하고, 해보겠다는 열의가 왕성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경험이 많지않아 잘 모르고 있다"면서 "경험많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경청하는 것이 국가발전을 위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법정치자금 기업인 사면과 관련, 현 부회장은 "반부패투명사회협약 추진에 맞춰 재계가 부패추방과 투명경영에 확고한 의지와 실천을 보여줘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가면서 경제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해야 한다"면서 "이를 전제로 획을 긋는 차원에서 기업인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 부회장은 전경련 사무국 조직개편과 관련 "귀중한 자산을 효과적으로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23개 위원회를 12-13개로 통폐합해 실질적으로 운영해 전경련 활동의 중심에 서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