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강속구 소유자인 '총알탄사나이' 엄정욱(24.SK)이 비장의 새무기 슬라이더를 날개 삼아 올시즌 힘찬 비상을예고하고 있다. 엄정욱은 27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동안 최고 152㎞의 강속구를 씽씽 뿌리며 삼성 강타선을 볼넷 없이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나마 1안타도 상대 포수 진갑용에게 내준 빗맞은 안타였을 정도로 완벽한 제구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SK는 구원 투수들의 난조 속에 이날 연습 경기를 0-4로 패했다. 올 스피링캠프 첫 등판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위축됨 없이 공을 뿌린 엄정욱은이날 3이닝, 3안타를 기록한 지난해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인 상대 선발 배영수를 압도, 그동안 꼬리표처럼 달고 있던 '새가슴'의 이미지를 완전히 떨쳐냈다. 엄정욱은 특히 기존의 가공할 직구와 커브, 포크볼에 최고 구속 135㎞를 찍은슬라이더까지 새로 선보여 올 시즌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한층 유리해 질 전망이다. 엄정욱은 신인 시절부터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며 기대를 모았으나 그동안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며 '미완의 대기'라는 평가를 받아온 선수. 하지만 작년 7월 하순 프로 입문 후 첫 완봉승을 일궈내며 고공비행을 한 것을비롯, 작년 총 22경기에 등판, 8승7패1세이브, 방어율 4.06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또 탈삼진도 119개나 잡으며 '닥터K'의 새 계보를 이을 선수로도 주목받았다. 하지만 풀타임 선발 전환 후 어깨에 피로가 누적, 정작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의기로가 된 8월 중순부터는 경기에 아예 출장치 못하며 발만 동동 굴러야했던 아픈기억도 있다. 올 겨울 절치부심한 엄정욱이 이제 새로 장착한 슬라이더를 날개 삼아 진정한 '큰 그릇'으로 거듭나 야구장을 호령할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