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장외설전'을 벌였던 이안 포터필드(59)부산 아이파크 감독과 차범근(52) 수원 삼성 감독이 드디어 실전에서 맞대결한다. 지난해 정규리그 챔피언(수원)과 FA컵 우승팀(부산)간 단판 승부로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K리그 수퍼컵이 그 무대. 일단 객관적인 팀 전력만 놓고보면 송종국, 산드로(이상 수퍼컵 결장 예상), 김남일, 안효연, 마토 등을 영입해 '호화군단'을 이룬 수원의 우위가 점쳐진다. 특히 안효연은 지난 시즌까지 부산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던 선수여서 "우리팀에는 한국인 스트라이커가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는 포터필드 감독으로서는 그가 상대팀인 수원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사실이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이에 포터필드 감독은 지난 23일 통영컵 국제프로축구대회 첫날 경기를 마친 뒤"수원은 프리미어리그의 첼시와 같은 팀이다. 원하는 선수는 다 영입하고 있고 정말좋은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이 소식을 전해들은 차 감독은 "우리가 레알 마드리드 같은 명문 팀으로 평가받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다. 하지만 무조건 돈주고 선수를 싹쓸이했다며 한국의첼시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불쾌해했다.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를 앞세워 '신흥 부자구단'으로 떠오른 첼시보다 전통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 비교되고 싶다는 것이 차 감독의 소망. '템포축구'를 앞세워 지난해 K리그 정상에 등극한 차 감독은 안효연의 가세로공격진의 스피드가 더욱 빨라진 데다 강력한 압박과 뛰어난 패스감각을 겸비한 김남일이 중원을 지키게 돼 자신의 축구철학을 유감없이 발휘할 전망이다. 이에 맞서는 포터필드 감독도 취임 이후 두 시즌 동안 중하위권(2003시즌 9위,2004시즌 7위)에 머물렀던 아픔을 털고 한국 축구에 완전히 적응했음을 알린다는 포부다. 잉글랜드 출신 용병에 대한 집착을 털고 브라질 출신 루시아노와 뽀뽀, 카메룬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펠릭스를 영입한 것이 그 신호탄. 지난해 대전 시티즌에서 '실패한 용병'으로 낙인찍혔던 루시아노는 통영컵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고, 신입 공격수인 펠릭스도 저돌적인 몸싸움과 돌파력을선보여 한국 무대에서의 성공 전망을 밝혔다. 포터필드 감독은 "부임한 지 28개월째다. 처음에는 힘든 점이 많았지만 천천히팀이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