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종목보고서가 해당 업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된 업체들의 주가는 대부분 오름세다. 증권사들의 입김이 세지면서 '보고서 장세'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재료 보유 개별 종목을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 증권사가 내놓는 보고서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대면 톡 터진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500대에서 횡보하고 있지만 투자의견 상향 조정 등 증권사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종목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경기 부진으로 그동안 주가도 침체됐던 전통약주 업체 국순당은 대신증권으로부터 모처럼 긍정적인 보고서가 나왔다. 대신증권은 "원자재인 찹쌀값과 병값이 지난해보다 낮아져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한 단계 높였다. 목표주가는 당초보다 35.7% 높은 1만9천원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주가는 지난 주말 6.73% 상승,닷새째 오름세를 지속했다. 삼성증권은 LCD(액정표시장치) 장비 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보고서에서 올해 이익 추정치를 당초보다 14.2% 상향 조정하고,목표주가를 1만9천원으로 6천원 높였다. "최근 대만으로부터 신규 장비를 수주했고,LCD경기 전망도 밝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가 나온 지난 주말 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7.27% 오른 1만4천7백50원에 마감됐다. 캐주얼 의류 업체인 지엔코는 "의류 브랜드 엘록(ELOQ)을 인수해 추가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대우증권의 보고서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황분석가들은 "올 들어 묻지마 테마 장세를 보여준 코스닥시장이 최근 종목 발굴 장세로 바뀌는 분위기"라며 "투자자들이 긍정적 보고서가 나오면 일단 '사자'에 나서며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 상향 조정은 주의해야 최근 증권사들이 내놓는 분석보고서는 대부분 IT(정보기술) 관련주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보고서의 내용은 실적 호전과 성장 기대감 등으로 주가가 한 단계 높아질 전망이라는 게 대부분이다. 테마주 급락 반전으로 시장의 관심이 이들 업체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눈높이 맞추기'성의 보고서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기 급등으로 목표주가가 현 주가를 밑도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목표주가만 높이는 보고서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따라서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됐다는 이유만으로 추격 매수에 나섰다가는 단기적으로 상투를 잡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실적 우량주가 시장의 관심을 끌면서 증권사들도 분석보고서를 앞다퉈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를 바꾼 근거를 제대로 파악해야 낭패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