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베 게마르 프랑스 재무장관이 정부가 세를 지불하는 호화 아파트에 거주하며 국고를 낭비한다는 집중 비난을 받은 끝에 25일 결국 사퇴했다. 게마르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다. 정부가 세를 부담하는 조건에 대한 일련의 판단 실수가 있었다"며 사퇴서 제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 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가 게마르 장관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총리실이 발표했다. 올해 44세인 게마르 장관은 이로써 취임 3개월 여 만에 낙마하는 불명예스런 경력을 갖게 됐다. 지난주 풍자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가 "게마르 장관이 월세 1만4천 유로(약 2천만원) 짜리 600㎡ 복층 아파트에 산다"고 보도한 뒤 여론과 야당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아 왔다. 정부가 재정지출 감축과 높은 실업률 대처에 부심하는 상황에서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적절치 못한 처신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그는 전격 이사를 발표했으나 그가이미 파리 시내에 아파트를 소유하면서도 정부 지원 아파트에 입주했다는 사실이 추가 보도되면서 더욱 궁지에 몰렸다. 그는 또 파리 마치와 회견에서 "나는 늘 가난하게 살아왔다. 제화공이 아닌 대부르주아의 아들로 태어났다면 개인 소유의 아파트를 가질 수 있고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25일에는 그가 지방에 집 한채와 아파트 두채를 소유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거짓말 의혹까지 받았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