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년을 맞아 노무현 대통령이 적잖게 변모했다는 게 중평이다. 국정지지율이 높지 않지만 국정연설의 어투에는 여유가 보였다. 이전에 종종 보였던 격앙된 목소리 대신 중간중간 미소도 지었다. 지난해 2월 24일 취임 1주년 기념 방송기자클럽 초청 회견에서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중을 직접적으로 드러내 결국 탄핵사태로까지 이어졌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연설내용에서도 소외계층의 생활난 등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했고,사과도 명확히 했다. 여야 정치권에 대한 요구도 정중한 편이었고 언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40분이 넘는 연설 구석구석에서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진보·소외계층과 실용주의 노선 이후 적극적으로 접해나가고 있는 보수·기득권계층을 두루 포용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는 평이다. 취임 2주년을 맞아 최근 각 언론에서 내놓은 여러 기사에 대해서도 "언론을 통해 국민 여러분이 내린 다양한 평가를 보았다"며 "생각이 다른 점이 없지는 않으나 이의를 달지 않고 수용하는 것이 저의 도리"라며 넘어갔다. 비판도 수용하겠다는 자세다. 한나라당에는 '선진한국' 등을 농담으로 언급하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