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의 이사재선임 여부를 결정지을 SK㈜ 주주총회를 보름 가량 앞두고 최 회장과 소버린자산운용 제임스 피터 대표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 최대주주인 소버린(14.9%)을 제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SK㈜ 지분이 40%에 육박하는 상황이어서 양측의 미국 등 주요 외국인투자자를 직접 겨냥한 표심잡기 경쟁이 국내.외에서 치열하다. 25일 SK와 금융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3년만에 미국을 방문,주요 해외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기업설명회(IR)를 갖고 있다. 최 회장은 또 미국 현지공장을 방문, 에너지 정보통신 생명공학 등 3대 주력사업의 미국시장 진출 확대전략을 점검했다. 최 회장은 지난 23일 보스턴에서 웰링턴자산운용을,24일에는 뉴욕에서 블루리지캐피털 등 주요 투자자들을 만나 지난해 경영실적과 그동안의 지배구조개선 내용을 설명했다. SK㈜의 IR팀 관계자는 "해외 주주들이 상당히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SK㈜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IR는 소버린자산운용이 다음달 11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SK㈜ 주총에서 최태원 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저지하기 위한 의결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열려 주목을 받았다. 이에 맞선 소버린측의 공세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제임스 피터 대표는 25일자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월 주총에서 패배할 경우 모든 법적인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소버린측은 제임스 피터 등 임원진을 홍콩 뉴욕 보스턴 등지로 보내 주요 펀드매니저들을 만나게 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SK㈜ 주식 2백주 이상을 가진 소액주주들에게 '최태원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8천통 이상 보내고 한국 신문에 수백만달러 상당의 광고를 내는 등 물량공세도 펼쳤다. 이에 SK㈜측은 "SK글로벌 사태 등 과거사 문제는 이미 법적으로 종료된 사안"이라며 "소버린이 법적조치 운운하며 주총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이같은 행태는 소버린이 불순한 의도를 지닌 투자자임을 보여주는 것 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김병일 기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