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쇼크] 각국 중앙銀, 달러축소 '부심'..외국 동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국은행의 달러 매각설이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진 가운데 외환보유액 투자를 다변화하려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막대한 미국 국채를 보유한 아시아 국가와 석유 산유국들 사이에서 달러 자산을 축소하고 유로화 등을 매입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 약세가 중앙은행의 달러자산 축소를 유도하고 결국 달러가치의 추가 하락을 촉발하는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자산 다변화 이슈 급부상
한국은행의 입장 표명은 별로 새로운 내용이 없었지만 외환시장이 요동친 것은 한국발 자산 다변화 움직임이 다른 국가로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일본과 중국 대만 한국이 세계 외환보유액 상위 1위부터 4위를 차지하는 등 아시아 국가의 외환보유액은 전세계의 70%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약세로 대규모 평가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유로화 등으로 투자를 다변화하면 달러 가치는 더 떨어지고 미국 국채수익률은 크게 상승,금융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도쿄미쓰비시은행의 데릭 핼퍼니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 쇼크는 외환시장의 초점이 미국 경상적자 문제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자산 다변화로 이전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아시아 중앙은행 투자 다각화
외환시장의 충격을 의식한 듯 일본 재무성 관계자는 23일 "외환 보유액에 대한 입장이 바뀌지 않았고 외환보유액 구성 통화를 다양화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은행들 사이에서 외환보유액 대부분을 달러 자산으로 채워 왔던 과거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다.
중국의 경우 작년 외환보유액이 2천67억달러 늘어났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4분기에 집중적으로 증가했지만 작년 12월 인민은행의 미국 국채 매입 규모는 27억달러에 불과했다.
중국은 또 넘쳐나는 달러를 금융권 부실 해결에 사용하는 등 외환보유액 활용처도 다변화했다.
작년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백37억달러 늘었지만 한국은행과 민간 부문을 합친 미국 국채 매입액은 61억달러에 그쳤다.
태국 중앙은행도 유로화 매입을 위해 달러자산을 매각했다고 말했다.
ABN암로의 토니 노필드 스트래티지스트는 "올해 아시아 각국의 달러 외환보유액 비중이 3%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러시아 OPEC 등 가세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미 작년말 유로화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달러자산 비중도 2001년 3분기 75%에서 지난해 2분기 60%대로 낮아졌다.
인도는 외환보유액 중 상당부분을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