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앞으로 유관측들의 공동 노력으로 6자회담 조건이 성숙된다면 어느 때든지 회담 테이블에 나갈 것"이라며 "미국이 믿을 만한 성의를 보이고 행동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을 방문 중인 왕자루이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우리는 사태가 더욱 복잡하게 나아가는 것을 원치 않으며 이른 시일 내에 6자회담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친서를 전달받고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견지할 것이며 대화를 통해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우리는 6자회담을 반대한 적도 없으며 회담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구두친서에서 "중국은 현 국제정세에서 조선반도 비핵화가 조선 인민의 이익은 물론 중국의 안전과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6자회담을 통해 핵문제와 조선측의 합리적인 우려를 해결하는 것이 중ㆍ조 쌍방의 근본이익에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정부가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이나 북한의 추가조치 등에 대한 우려를 덜어주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고 "미국은 북한을 협상 상대로 인정하고 협상 분위기를 해치지 말아야 하며 북한도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조건을 철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 대사는 한국외국어대 총동문회 초청강연에서 "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측이 언제 회담을 진행시킬지에 대한 의견을 듣고 공식적인 의견을 내놓겠다"며 "북한은 자신의 미래가 6자회담에 걸려 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고 밝혔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