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좀처럼 조정을 받지 않고 있다. 악재가 부각돼도 장중에만 반짝 조정받다가 곧바로 매수자금이 유입돼 장 후반에는 상승세로 끝나는 현상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 18일도 마찬가지였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미국증시 약세에 영향받아 장 초반 약보합으로 출발했으나 이내 블루칩을 중심으로 외국인과 프로그램 차익매수자금이 유입되면서 상승 반전돼 11.54포인트 급등으로 끝났다. 이처럼 조정 없는 장이 지속되자 최근 상승장을 주도했던 기관들이 당혹해하고 있다. 기관들은 지수가 1,000포인트에 육박하자 한 번쯤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2월 들어 소극적으로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주춤해진 기관 매수 작년 10월 이후 매수세를 주도해온 기관은 2월 들어 매도 우위로 전환,18일까지 5천3백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특히 기관 매수의 핵심 주체인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지수 1,000포인트에 대한 부담으로 이익 실현에 치중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기관의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전체 매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증권전산에 따르면 연초 20.1%였던 기관의 매매 비중은 지난 17일 현재 14.3%까지 줄었다. 반면 개인은 연초 58.4%에서 61.4%로,외국인은 16.5%에서 21.7%로 오히려 확대됐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넘어서면서 오히려 활발한 매매를 보이고 있는 주체는 기관보다 개인과 외국인"이라고 지적했다. ◆기관,재매수 시동걸듯 기관 매도에도 지수가 조정을 받지 않자 기관들 스스로가 놀라는 눈치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은 "장중에만 미세조정을 받으면서 지속적으로 오르는 데다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나와도 수급에 눌려버리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강세장에 대한 확신이 굳어지고 있다"며 "솔직히 단기 차익 실현 욕구도 있지만 계속해서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어 급하게 차익 실현을 해야 할 필요를 못느낀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동부와 정보통신부 등 정부의 주식운용기금 신규 자금이 다음주부터 본격 집행될 예정이어서 기관이 다시 매수 주체로 나서 지수를 1,000포인트 위로 올려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