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산업 발전을 위해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화와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IB) 업무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를 통해 증권사간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에서 벗어나 국민은행이나 삼성생명처럼 시장을 리드하는 초대형 증권사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한국증권업협회 증권예탁결제원 등의 후원으로 17일 대한투자증권 강당에서 열린 '증권산업 신성장전략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고위험 고수익을 특징으로 하는 증권회사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며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저수익 위탁매매 벗어나야 한기원 다이와증권SMBC 서울지점 대표는 "한국 증권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수익 위탁매매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높은 기업금융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업체의 경우 전체 수입 가운데 위탁매매 비중이 55%에 달하는 반면 기업금융은 4%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기업금융 비중이 45%에 달하고 위탁매매는 19%에 그치는 미국 증권사들과 대조적이다. 파생상품과 신탁업 등 새 수익원 발굴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김용범 삼성증권 캐피탈마켓본부 상무는 "증권사들이 기존 주가연계증권(ELS) 외에 이자율 환율 신용 실물 등과 연계한 다양한 파생금융 상품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며 "정부도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 간소화 등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철 하나은행 신탁부장은 "올해 말께 퇴직금을 주식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라며 "새로 열리는 신탁시장에서 도태하지 않으려면 증권사들도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판 골드만삭스 육성 시급 증권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리딩 증권사 출현이 시급하다는 게 중론이었다. 유재훈 금융감독위원회 증권감독과장은 "증권업계에도 은행권의 국민은행,보험권의 삼성생명과 같은 선도 증권사와 IB 업무에 특화한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 중·소형사의 경우 고객별 지역별 업무별로 특화된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유 과장은 덧붙였다. 이를 위해 대형사 업무인 장외파생상품 등에 대해서는 감독을 강화하되,중·소형사도 할 수 있는 단순 위탁매매는 감독을 완화한다는 게 금감원의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상목 재경부 증권제도과장은 "증권사들의 업무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유가증권 취급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네거티브 시스템을 도입하고 퇴직연금 등 신탁업 겸영도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