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집 증후군'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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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하루종일 창문을 닫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로 인해 오래된 집안의 곳곳에 숨어있는 곰팡이와 세균 등 오염물질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른바 '헌 집 증후군'이다.
오래된 집에서 인테리어를 바꾸고 가구를 새로 들여놓을 때도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등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뿜어져 나오는 '새집 증후군' 못지않게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헌집 증후군의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습기를 제거해 곰팡이를 원천 봉쇄해야
집안 곰팡이는 온도가 섭씨 20∼30도,습도는 60% 이상에서 가장 잘 증식한다.
겨울철에는 난방과 가습기 가동으로 인해 곰팡이가 서식하기에 알맞은 환경이 조성된다.
건물 단열이 허술한 헌 집일 경우 공기와 벽의 온도차가 15도 이상이 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벽에 부딪쳐 이슬이 맺히는 결로현상이 생긴다.
결로현상이 잘 생기는 창문 주변이나 벽 모서리,장판 밑,욕실의 타일 등은 습기가 쉽게 차는 곰팡이 상습발생 지역이다.
곰팡이는 그 자체보다 번식할 때 공기 중에 퍼지는 포자가 위험하다.
매우 미세한 포자는 호흡기로 흡입돼 각종 기관지염,알레르기,천식 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곰팡이는 쾨쾨한 냄새로 메스꺼움,피로감 등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피부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곰팡이 증식을 막으려면 벽지에 생긴 습기를 마른 걸레로 닦아내고 헤어드라이어로 말린 후 습기제거제를 뿌려 준다.
이미 곰팡이가 피었을 경우에는 마른 걸레에 식초를 묻혀 닦아주면 된다.
곰팡이는 산에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잘 제거되지 않으면 헤어드라이어로 말린 후 브러시나 칫솔,결이 고운 샌드페이퍼 등으로 조심스럽게 긁어서 제거한다.
장판 아래에 습기가 찬 경우에는 마른 걸레로 닦고 바닥에 신문지를 몇 장 겹쳐 깔아서 습기를 빨아들인다.
또한 가습기를 너무 오래 강하게 틀지 않도록 하고 창문에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하면 즉시 작동을 멈춰야 한다.
헌집 증후군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바로 환기다.
겨울철이라도 아침 저녁 창문을 열어 30분 이상 집안을 환기시키는 게 좋다.
⊙평상시 배수관은 막아둬야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을 갈 때 코를 찌르는 냄새가 심하게 나는 집도 많다.
오래된 배수관에서 나오는 메탄가스와 암모니아 때문이다.
대개 U자나 P자 형태인 배수관은 굽은 부분에 물이 약간 고이도록 해서 가스나 냄새가 역류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집이 오래되면 낡은 배수관 자체에서 냄새가 난다.
이 냄새의 주요 성분은 메탄가스나 암모니아로 두통,소화 장애,천식,알레르기 등을 일으킨다.
배수관을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당장 교체가 어렵다면 물을 쓸 때 외에는 항상 배수구 마개를 닫아둔다.
⊙개미가 알레르기 유발하기도
노후된 집에는 개미 바퀴벌레 파리 모기 등이 많다.
특히 '개미와의 전쟁'을 치르는 집이 많다.
과자를 먹다가 밀봉하지 않고 방이나 거실에 두고 잠을 잔 후 아침에 일어나보면 개미 떼가 과자 주변에 득실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 애집개미로 서울지역 주택 5곳 가운데 1곳에 서식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미들은 돌아다니며 세균이나 병균을 옮겨 인체의 면역력을 약화시키기도 한다.
특히 개미의 분비물은 천식과 비염 등 호흡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미 출현을 막기 위해서는 일단 개미의 먹이가 될 만한 먹이를 방치해서는 안되며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도움말=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