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리기에 올인하라.' 여야 의원들이 설 연휴 동안 접한 민심의 핵심화두는 바로 경제였다. 최근 각종 지표상으로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여전히 피부에 와닿지 않는 만큼 정치권이 경제 회복의 불씨를 지피는데 힘을 모아달라는 주문이었다. "새해에는 싸움 좀 그만하라"는 따끔한 질책도 쏟아졌다. 특히 충청권은 행정수도의 실현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고 전북의 경우 새만금사업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경제살려라'=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경기도 군포)은 "어려운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조금 나아지고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중·소업체는 여전히 어렵다고 하소연 하더라"며 "수출이 잘된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돈이 돌고 있지 않다며 이를 해결해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문병호 의원(인천 부평갑)은 "아직 실물경기 회복정도가 피부로 느낄만큼은 아니지만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히 커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선병렬 의원(대전 동구)도 "재래시장의 매출이 다소 느는 등 경제가 조금 좋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경제를 살리는데 힘써달라는 주문이 주류였다"고 전했다. 이기우 의원(수원 권선)은 "정부 여당이 경제살리기에 매진하는데 대해 기대감을 피력하는 국민이 많았다"고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부산 수영)은 "지역경기는 여전히 안좋고 체감경기도 큰 변화는 없지만 연말보다 분위기는 호전된 느낌"이라며 "새해에 대한 희망과 함께 정부·여당이 실용주의로 전환한 것도 한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같은 당 최경환 의원(경산·청도)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는 분위기였다. 작년보다는 나아지지 않겠는가 하는 바람과 함께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병석 의원(포항 북)은 "작년엔 힘들어 죽겠다. 경제 살려라 등 아우성이었는데 이번에는 말이 없더라"며 "기대감이 있는 반면 실망의 단계를 넘어 '정치적 실어증'상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분석했다.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도 "모두가 한목소리로 나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든다고 하더라"고 했고 김형오 의원(부산 영도)은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살리기 약속에 아직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소모적인 정치싸움은 이제 그만하라는 목소리를 포함해 정치권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전했다. ◆행정수도·새만금사업·과거사 문제 등=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대전 서을)은 행정수도문제에 대해 "제대로 되기는 하는 것이냐는 의구심과 반대세력에 대한 적개심이 상당했다. 조기에 추진해 달라는 주문도 많았다"고 전했다. 같은 당 장영달 의원(전주 완산)은 "새만금사업에 대한 원성이 자자했다"고 말한 뒤 과거사 문제에 대해 "민족정기를 바로세워 반듯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상당했다"며 여권의 과거사 청산 당위성을 강조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공과와 관련된 광화문 현판 교체나 과실 들추기에 지역주민들이 분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했고,같은 당 김영선 의원(고양 일산을)도 "국가보안법 등 쟁점법안이나 신행정수도 후속대책 등 정치권의 민감한 현안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영남지역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표를 그만 흔들라.야당이 자중지란에 빠져서 되겠느냐는 비판론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이재창·양준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