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 열기는 증권사 일선지점에서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역지점의 경우 이달 첫주에만 15억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왔다. 평소보다 2배 정도 많은 금액이다. 이중 절반 이상은 펀드 투자용이다. 이 증권사가 판매하는 펀드의 누적수익률이 2백%를 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뭉칫돈이 대거 몰려든 것이다. 김대환 삼성역지점장은 "과거 증시 활황기때는 너도나도 직접투자하려고 돈을 들고 객장을 찾았지만,최근에는 고수익을 내는 펀드들이 속출하면서 주식형펀드등 간접투자에 관심을 두는 개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전했다. ○고수익 펀드 속출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단기간에 은행 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주식형펀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의 '탐스 거꾸로 펀드'는 지난 1월 한 달 동안 10.5%의 수익률을 올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디펜던스펀드도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10.2%에 달했다. 삼성투신운용의 가치주 펀드인 팀파워90주식형펀드도 9%대의 수익률을 냈다. 6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33%에 달했다. 이는 연 3.5~3.7%대인 은행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물론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3.09%)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주식형펀드가 직접 주식투자보다 더 짭짤했다는 얘기다. 또 설정 규모가 50억원 이상인 주식형펀드(4백31개) 중 최근 1년간 수익률이 20%로 은행 금리의 5배 이상에 달하는 펀드는 절반이 넘는 2백20여개에 이른다.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관리부장은 "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주로 우량주에 투자하기 때문에 증시가 활황일 때는 단기간의 수익률도 좋지만 투자기간이 장기화될수록 수익률이 더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단일 펀드로 가장 많이 팔린 랜드마크투신운용의 1억만들기주식은 최근 1개월 수익률이 5.2%지만,6개월 수익률은 24.7%,2년간 수익률은 40.9%로 투자기간이 길수록 수익률이 높다. ○주식편입 비중 사상 최대 고수익펀드가 쏟아지자 펀드가입 열기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투신운용이 내놓은 글로벌베스트펀드는 지난 1월10일 출시 이후 20여일 만에 1천70억원어치가 팔렸다. 한국투자증권이 우량주식을 사 고객 계좌에 직접 넣어주는 알짜주식만들기펀드는 시판 3일 만에 가입 계좌수가 2천5백개를 넘었다. LG투자증권이 지난달 초 3일간 한정 판매한 2종의 ELS(주가연계상품)에는 각각 2백50억원씩이 몰렸다. 저축하듯 매달 일정액의 주식을 사모으는 적립식펀드의 열기는 더 뜨겁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매주 5백억∼6백억원이 적립식펀드로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늘어나는 계좌수만도 매주 3만계좌에 이른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실제 1월 말 현재 전체 적립식펀드 규모는 2조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4천억원이 늘었다. 특히 주가 상승과는 달리 채권값이 계속 떨어지자(채권금리 상승)기관들이 주식투자 한도를 크게 늘리고 있다. 자산운용협회는 이날 현재 주식편입 비중이 86.42%로 사상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분석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최근 기관들의 주식매입 열기는 지난 1999년 '바이코리아 펀드' 이후 최고조에 달한 분위기"라며 "전망이 불안정한 채권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어 주식 관련 간접투자상품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