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중 국고채 발행 물량을 축소하는 등 채권시장 안정대책을 내놨지만 시장금리 상승세가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연 4%대로 올라선 지표금리(국고채 3년물)가 4일엔 4.1%대로 다시 뛰어올랐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장 불안이 콜금리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오는 1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통위에서 최근 경기회복 조짐 및 금리 상승세와 관련,시장 안정에 무게를 두는 코멘트를 낸다면 금리가 안정을 되찾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여전히 부담스런 국채 발행물량 시장금리 상승을 촉발시켰던 국고채 수급 문제는 여전히 채권시장을 부담스럽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달 중으로 예정된 국고채 발행물량은 재정증권을 합쳐 5조6천6백억원에 이른다. 평소 같으면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요즘처럼 채권 매수세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적지 않은 규모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특히 외국인들이 채권을 계속 매도하고 있어 시장 분위기는 금리 상승기조(채권값 하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이달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통안증권 물량이 12조6천억원을 넘는다는 것도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이다. 만기를 맞는 통안증권 대부분이 차환 발행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정부가 최근 1천20원대에 머물러 있는 원·달러환율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시장 개입(달러 매입)을 강화하는 만큼 풀린 원화 환수 목적으로 통안증권을 늘려 발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은은 그러나 채권 매물이 이미 시장에 나올 만큼 나왔으며,따라서 수급 면에선 안정궤도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통위 '코멘트' 주목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금통위가 오는 15일 정례회의 직후 내놓을 발표문에서 최근의 경기회복 조짐과 관련,어떤 코멘트를 담을 것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통위가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상승기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면 향후 콜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채권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김형기 대신증권 연구원은 "체감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터에 금통위 판단의 기초가 되는 실물지표가 계속해서 좋게 나온다면 시장금리의 추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금통위가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콜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면 시장은 안정세를 찾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비록 경기회복 징후가 보이더라도 한은은 채권시장을 안정시킬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시장금리의 급속한 상승을 부추길 만한 코멘트는 자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