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새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행정법원이 이 사업과 관련한 1심 판결에서 시민단체 등 원고의 청구 일부를 받아들임으로써 판결 확정시엔 사업계획의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판결로 새만금 공사 자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매듭된게 아니라 앞으로도 지루한 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는 점에서 한마디로 착잡한 느낌이다. 환경이냐 개발이냐 논란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또 우리 사회만의 문제도 아니다. 하지만 이해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끝없는 갈등양상이 이어지고 있으니 정말 우려스럽다.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공사도 그렇다. 지율스님의 단식 중단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환경영향공동조사 합의로 모든 문제가 매듭된 것이 아니라 그 결과에 따라서는 또 다시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 뿐만이 아니다. 원전폐기물 처리장을 비롯 유사 사례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국책사업이 지장받고 천문학적 예산을 낭비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난다면 그 엄청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또 그로 인해 정부가 하는 모든 일이 언제든 흐지부지 될 수 있다고 한다면 도대체 누가 정부를 믿으려 하겠는가. 우리는 개발만이 능사라고 생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환경논리만 고집해서도 결코 안된다는 생각이다. 개발이냐 환경이냐 이분법이 아니라 합리적 방안을 찾아야 하고 또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일들을 계기로 정부는 사전에 좀더 의견수렴을 할 수 없었던가에 대해 물론 교훈을 얻어야 하겠지만, 모두가 심각히 생각해야 할 것은 한번 결정된 국책사업이 끝없이 표류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