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카드사용액과 백화점 매출이 증가하는 등 소비의 징후가 나타나고, 기업의 투자도 늘어날 기미를 보이는 등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이 경기 회복을 기대하게 하는 여러 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주목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조성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일자리 창출 등을 부르짖고 있는데, 어제 LG가 대규모 채용을 발표했다면서요? 기자)) 네, LG는 전자, 화학 등의 주력사업 분야에서 일등사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6,200명이라는 대규모 대졸 인력 채용 규모를 확정했습니다. 상반기에 파주 LCD산업 단지의 본격 가동에 따른 인력 4,500명을 채용하기로 하는 등 기능직 6,800명을 포함하면, 전체 채용 규모는 1만3,000명에 이르게 됩니다. 올해 LG그룹이 채용키로 한 1만3,000명은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LG그룹이 이처럼 대규모 채용규모를 확정한 것은 올해 공격적인 경영을 하겠다는 것은 물론 국가 차원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LG전자 관계자의 인터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정정욱 과장 / LG그룹 "올해 계열분리 마무리됐고 전자-화학 중심으로 글로벌 1등 그룹으로 가기 위해 투자도 많이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인재확보가 중요하다. 그게 마침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도 맞아 떨어졌다" LG는 이러한 대규모의 인력 채용 계획 외에도 대규모 투자에 대한 의지도 밝히고 있어 이런 내용에 힘을 실어 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채용과 투자에 대한 의지는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 현대차, SK 등 다른 그룹에서도 똑같이 파악되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늘어나게 되면 당연히 소비는 늘어나게 됩니다. 실업률이 높은 상태에서는 소비를 늘려가기는 어렵고 이것이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실업률이 줄어들고 고용이 촉진되면 이는 당연히 소비로 연결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앵커))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도 매우 중요한데, 그렇다면 기업들의 투자계획에 대해 살펴볼까요? 기자)) 기업들의 투자 역시 내수 경기 회복에 있어서는 빠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기업들은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투자를 꺼려 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기업들의 투자 심리는 개선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지난해 투자실적 57억원보다 10조원이나 늘어난 총 67조원의 투자규모를 밝혀 투자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600대기업 중 투자계획을 늘리겠다는 기업이 65%, 줄이겠다는 기업이 30.1%의 비율로 나타나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응답기업들은 투자 계획의 49.2%에 해당하는 33조원을 상반기에, 50.8%인 34조원을 하반기에 투자하겠다고 대답해 하반기 투자가 집중됐던 지난해에 비해 비교적 고른 투자분포가 예상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기업들 사이에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이와 함께 최근 최대 실적을 올린 기업들의 성과급이 내수를 살리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도를 많이 접하셔서 아시겠지만 최근 대기업들의 작년 실적 발표가 잇따르면서, 사상 최대 실적 소식이 많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최근 기업체들마다 상당히 많은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이 작년말 모두 1조7천억원의 특별상여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월 백화점과 할인점의 매출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고, 자동차의 판매 역시 회복조짐을 보인 것은 바로 이러한 대기업들의 특별보너스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삼성그룹이 총이익의 20%를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에 따라 1조1천억원 규모의 성과급을 설연휴 이전에 추가로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성과급이 지급되면 설을 앞두고 재차 일시적인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내수를 살리기 위해 '선물 주고 받기 운동'이 조심스럽게 전개되고 있어 이런 예측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특별 성과급에 따른 내수 진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여러 가지 것들에 의해 여러 측면에서 경기회복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가요? 기자)) 먼저 앞서 말씀하신대로 가계 소비를 가늠하는 핵심 기준인 카드매출이 작년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카드, LG카드등 카드업계는 1월 카드매출이 지난해 1월의 14조6,000억원대를 넘어서 14조원대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낙관했습니다. 또한, 경기회복의 시그널이 가장 강력하게 드러나는 백화점·할인점 등 유통업계가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설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2년 넘게 감소세를 보여오던 자동차와 가전, 가구 등으로 대표되는 내구재 소비가 회복기미를 보이는 것도 내수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청신호입니다. 이런 내구재는 경기에 따라 굉장히 영향을 받는 대표적 경기민감 품목이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전경련이 매월 업종별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업경기동향조사에 의하면,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 Business Survey Index)는 85.7로 9개월 연속 100미만을 기록했습니다. BSI지수가 100 이상이면 지난달에 비해 이번달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그렇지 않다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조업일수 감소와 환율하락 등 대내외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설 명절 특수에 대한 기대 등으로 전월의 77.8에 비해 소폭 상승해 경기침체가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내수 중 소매업(133.3), 조립금속과 기계(118.5) 등을 중심으로 높은 수치를 보여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보인 것으로 수치상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다 한국은행의 제조업 업황 전망 BSI는 1월 69에서 2월 73으로 상승했습니다. 전월에 비교해 상승한 것은 5개월만에 처음입니다. 이처럼 여러 곳에서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앵커)) 이와 같은 상황이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기자)) 아직 속단하기는 이릅니다. 한은은 일단 2월까지도 지금과 같은 소비회복의 기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에 있었던 설 연휴가 올해는 2월에 있기 때문에 2월중 소비경기는 작년보다 당연히 나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입니다. 문제는 3월 이후에도 이러한 기운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최근 한창 경기 저점에 대한 논란이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실물 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난 가운데 정부와 연구기관 등 분석 주체들간에 경기 저점을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이런 경기 저점에 대한 논란 속에서도 앞서 말씀드린 여러 가지 점들로 인해 기업이 경기를 회복시키는데 일정부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정부가 올해 "경제 올인" 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하고 재계에서도 이에 대한 동참 의지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활동이 얼마만큼 경기회복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