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스타 키아누 리브스(41)는 '신비스런 영웅'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고대 신전의 조각상이 부활한 듯한 용모,최소한의 몸짓으로 최대의 감정과 정서를 표현해 왔던 그는 뭇 액션스타들과 다른 위치에 서 있다. 오는 8일 국내 개봉되는 프랜시스 로렌스 감독의 액션 대작 '콘스탄틴'에서 그는 자신의 고유 이미지를 강화해 사려 깊고도 매력적인 영웅으로 거듭났다. '콘스탄틴' 개봉을 앞두고 3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키아누 리브스는 "작품 대본을 처음 접했을 때 무척 낯설게 느껴졌지만 연기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악귀들을 물리치는 퇴마사에 관한 이야기다. 원작 만화의 배경인 영국이 영화에선 보편성을 넓히기 위해 미국으로 바뀌었다. 리브스는 출연을 확정한 후엔 원작 만화를 거듭 읽으면서 성격을 분석했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과 세계관을 대입해 캐릭터를 확장시켰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콘스탄틴은 휴머니즘을 간직한 영웅입니다. 지옥에 갈 것이 두려워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콘스탄틴은 다른 만화원작 영화들의 주인공과 달리 깊이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콘스탄틴은 작품 속에서 폐암 환자이면서도 줄담배를 피워댄다. 리브스는 이 장면을 연기할 때 머리가 띵하고 속이 울렁거려 대사를 잊어버릴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이 장면은 사실 죽음의 두려움과 삶의 고뇌에 번민하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극히 약한 것이야말로 지극히 강하다'란 노자의 말처럼 콘스탄틴은 결국 현세의 구원자로 승화한다. "이 작품은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천국과 지옥에 대해 의심을 가졌지만 이 영화에 출연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는 그동안 좋은 영화에 많이 출연한 것이 행운이었다면서 "앞으로도 관객들이 만족하는 영화,연기가 좋다고 축하해 주는 영화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홍콩=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