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이틀째 조정을 받는 등 증시가 숨고르기 양상을 나타내고있다. 지수가 940선에 육박할때 마다 뒤로 밀린 과거의 어두운 잔영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지수 1,000 돌파'란 큰 그림에는 이상이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있다. 거래소시장의 PER(주가수익비율)가 전례 없이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지금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는게 그 이유다. ◆가격 수급 경기,3박자 고루 갖춰 '한국증시 대망론'을 향한 낙관론의 첫번째 근거는 저평가 상태다. 새삼스러울 것 없는 얘기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세계 증시와 비교한 상대적 저평가뿐 아니라 한국시장의 역사를 보더라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2일 동원증권에 따르면 2002년 4월18일 지수가 937에 이르렀을 때 PER는 10.8배,지난해 4월 고점인 936에서도 PER는 9.3배였다. 반면 이날 현재 거래소 시장의 PER는 7.5배에 불과하다. 장재익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2002년과 2004년의 PER를 현재 시장에 적용해보면 적정 지수는 각각 1,284와 1,102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의 재평가 가능성은 크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OECD 경기선행지수와 국내 내수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시점에서 지수가 900선을 넘어섰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2002년의 경우 경기 순환 사이클상 고점에 접어드는 시점에 900선 돌파가 이뤄져 추가 상승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향방이 상승 속도의 관건 이 팀장은 "이제 관건은 한국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지는 속도에 있다"며 "외국인이 어떤 행보를 취할 것이냐를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시가총액의 42%를 차지하고 있고 올들어 이날까지 9천6백억원을 순매수,증시 랠리를 뒷받침해온 외국인의 투자 향방이 지수 1,000에 이르는 속도를 결정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 관련,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외국인의 본격적인 매수세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팀장은 "적립식 펀드와 변액보험 등이 매수세로 자리잡기 시작한 지금,연기금도 꾸준히 주식을 사들일 것으로 전망돼 하반기에는 지수 1,000을 향한 본격적인 랠리로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임춘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견돼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시장으로 분산됐던 외국인 자금이 미국 시장으로 환류될 가능성도 있다"며 "외국인이 '셀 코리아'에 나서진 않더라도 지난해처럼 적극적으로 매수세에 가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신중론을 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