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작년 고실적을 바탕으로 첫 해외 투자설명회(IR)를 갖고 있다.


이번 IR는 정기 주주총회를 눈 앞에 둔 시점에서 진행되는 데다 그룹 총수인 최 회장이 직접 해외투자자를 만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SK㈜ 관계자는 2일 "최 회장이 회사 재무담당자들과 함께 지난달 31일 출국해 홍콩과 싱가포르를 돌며 IR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IR 대상지로 홍콩과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은 SK㈜의 지분 54.15%(지난해말 기준)를 보유한 주요 외국 투자자들이 대부분 이들 지역에 지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IR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형식적인 만남을 갖기 보다는 투자자들과 1대 1 회동을 통해 작년 경영 실적과 개선된 기업지배구조를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에너지 개발 등 미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 강화를 통해 회사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가겠다고 설명해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최 회장이 직접 나서 회사의 비전을 설명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3월 주주총회에서 회사측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사실 최 회장의 이번 행보는 무엇보다 오는 3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외국계 최대주주인 소버린의 경영권 공격에 쐐기를 박겠다는 취지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큰 폭으로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그룹 경영에 자신감을 찾은 만큼 외국의 투자자들을 우호 세력으로 끌어들이려는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