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부정의혹이 제기돼 개표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지난 19일 김기준 후보(전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와 양병민 후보(전 서울은행 노조위원장)가 출마한 가운데 위원장 선출을 위한 직접 선거를 치렀으나 우리은행 지부 투표함의 개표과정에서 불법선거 의혹이 불거져 지난 23일 새벽 개표작업이 중단됐다. 금융노조는 조흥은행지부 투표함을 개표한데 이어 우리은행 지부 투표함 일부를 개표했으나 상당수 투표용지들이 10장씩 묶음으로 처리돼 있는 데다 투표의 95%가량이 양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나자 김 후보 측이 부정의혹을 제기,개표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은행 노조와 양 후보 측은 수기투표 후 출구조사를 실시한 결과도 90% 이상이 양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개표를 일방적으로 중단한 것은 순리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조흥은행 지부 투표함에서도 선관위의 도장이 찍히지 않은 무효표가 30%가량 발견됐다. 이날까지 두 후보간에 의견이 접근되지 않아 개표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26일 대표자회의를 소집,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나 타협안이 나올 것으로 장담하기는 힘들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 조합원들은 "기아자동차 노조가 간부의 채용비리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노조 위원장 후보들이 권력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