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은행에서 대출이 안되면 우리가 해드리겠습니다." 금융대전을 앞두고 한국씨티은행 HSBC SCB(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외국계 은행 3인방이 공격적으로 직장인 신용대출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시중은행들에 비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사 6개월만 지나면 무담보 무보증으로 즉시 대출이 가능하다. 연봉의 2.5배에 달하는 기존 대출금이 있더라도 추가로 대출을 해준다. 대부업체를 연상시킬 정도다. 금융계에서는 이같은 외국계은행의 영업 행태에 대해 "은행간 경쟁심화로 직장인의 신용대출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와 "서민을 상대로 고리 영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파격적인 신용대출한도 SCB 씨티은행 HSBC 등은 주도권 다툼을 벌이듯 전단지 e메일 등을 통해 신용대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출 대상은 25∼57세 직장인이며 1인당 대출한도는 3천만원에서 5천만원이다. 거래실적이 없어도 된다. 외국계은행의 주된 공략층은 다른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운 고객들이다. SCB는 현재 대출금액이 연봉의 2.5배에 달하더라도 추가대출을 해준다. 씨티은행의 경우 연봉 3천6백만원에 타행 대출 6천7백만원을 쓰고 있는 고객들에게 최대 2천4백만원까지 대출해준다. 이같은 외국계은행의 파격적인 대출한도는 국민·우리·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이 위험관리 등을 위해 대출심사를 엄격하게 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팀 관계자는 "우리 은행으로선 내놓을 수 없는 대출한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금융계 관계자들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한계고객이 일단 외국계 은행으로 가고,그것도 안되면 카드사나 대금업체로 발길을 옮긴다"고 설명했다. ◆지나친 고금리 비판도 외국계 은행들의 파격적인 대출은 샐러리맨들의 신용대출을 확대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너무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SCB의 신용대출 금리는 직장,연봉,개인신용도에 따라 연 9.8∼22.8%에 이른다. 이는 현재 연 14∼21% 수준인 은행의 연체이자와 비슷하며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대출금리(12∼25%)와도 별반 차이가 없다. 씨티은행도 연봉 2천5백만원 정도인 생산직에 대해 연 18%의 고리를 적용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은 또 계약기간 전에 대출금을 갚을 때 적용하는 조기상환수수료도 일반 시중은행(대출금의 0.5% 수준)에 비해 2∼4배가량 높은 1∼2%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SCB는 대출 즉시 대출금의 2%를 취급수수료 명목으로 떼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