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계 정기인사에선 서울대 출신들이 여전히 가장 많은 신규 임원으로 배출된 가운데 경북대 출신들이 2위를 차지,크게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저변이 두터운 고려대와 연세대 한양대 성균관대 부산대 등도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15대 기업의 신규 임원 5백18명 중 출신대학별 1위는 전체의 10.8%를 차지한 서울대(56명)였으며 2위는 경북대(41명),3위는 고려대(40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방대인 경북대 출신들이 대거 기용된 배경에는 대구·경북 일대에 대규모 사업장을 두고 있는 삼성(19명) LG(12명)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대 약진 또 약진


학연 지연에 관계없이 능력 위주로 중용한다는 주요 기업들의 인사 원칙이 자리잡으며 특히 경북대 부산대 등 지방 명문대 출신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올해 주요 15대 그룹의 신규 임원 중 지방대 출신은 33.0%에 달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신규 임원의 44.8%를 지방대 출신으로 채운 것을 비롯 삼성이 2백42명 중 65명,LG는 1백19명 중 50명을 지방대 출신으로 채웠다.


그러나 15대 그룹 전체적으로는 그동안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경북대 부산대 등 '상위 7개 대학 출신'이 신규 임원의 52.3%를 차지,여전히 기업 인사에 '보이지 않는 줄'이 존재함을 입증했다.


한가지 특기할 만한 사실은 거의 모든 기업에서 1위를 차지한 서울대 출신들이 현대자동차그룹에선 별 빛을 보지 못했다는 점.총 58명의 신규 임원 중 서울대 출신들은 단 3명에 불과했으며 부산대(7명) 경북대(4명) 등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이공계 강세 여전


이공계 출신 신규 임원비중이 4년 연속 50%를 웃돈 것은 대기업들의 향후 기술 경쟁력 확보가 급선무라는 점을 대변하고 있다.


삼성,LG의 경우 이공계 출신이 59.9%,52.5%에 달해 미래 성장동력을 튼실히 다지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대차그룹도 이공계 출신을 30명이나 승진시켰다.


이는 전체의 51.7%다.


KT는 이공계 비중이 81.0%나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신규 승진임원 17명 중 절반 가까운 8명이 이공계 출신이었다.


○이젠 석·박사 시대


임원들의 전문성이 중시되면서 국내외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인재들이 대거 신규 임원으로 승진했다.


기업들이 글로벌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외에서 공부하며 전문성을 쌓고 실무능력이 검증된 인재들에게 별을 달아 준 것.


조사 대상 9개 그룹에서 석사학위를 소지한 임원은 1백34명,박사학위를 딴 임원은 37명에 달했다.


석사학위를 소지한 신규 임원 수를 그룹별로 보면 삼성이 63명으로 가장 많았고 LG(28명) KT(19명) 현대차(11명) 한진(6명) 금호아시아나(6명)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박사학위까지 딴 임원은 삼성이 19명,LG가 15명에 달했다.


특히 41명의 석사학위 소지자들이 대거 상무보로 승진한 삼성전자의 경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들이 14명에 달했으며 외국대학인 카네기멜론대 일리노이대 대학원 출신 중에서도 2명씩 임원이 배출됐다.


류시훈·유창재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