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마지막 5분...' 한국축구가 LA 땅의 어두운 그림자로 점철돼온 '무승 징크스'를 무려 16년 만에말끔히 털어내는 듯 했으나 마지막 뒷문 단속에 실패해 땅을 쳤다. 본프레레호는 23일 낮(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홈디포센터에서 열린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의 강호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정경호(광주)의 캐넌슛 한방으로 앞서갔으나 후반 40분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비기는 데 그쳤다. '12전13기'만에 LA 무승터널 탈출을 시도한 본프레레호는 대표팀의 90년대 이후LA 전적을 8무5패로 만들며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지난 20일 파라과이전을 끝내고 취재진에게 "LA의 저주를 우리가 풀테니 여러분은 그 깨진 역사를 써달라"고 단언했으나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축구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2년 1월 LA에서 열린 북중미골드컵에 출전했다가 약체 쿠바와 득점없이 비겼고 미국에 1-2, 코스타리카에 1-3, 캐나다에 1-2로 3번이나 패배의 쓴맛을 봤다. 8강전에서 멕시코에 이기기는 했지만 0-0 무승부 이후 승부차기에서 올린 승리라 공식 전적으로는 무승부로 기록됐다. 또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던 2000년 2월에는 역시 LA에서 열린 북중미골드컵에서 캐나다와 0-0, 코스타리카와 2-2로 비겨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 당시 히딩크호는 LA에서의 초라한 성적표 탓에 고개를 숙인 채 귀국해야 했고한동안 감독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 지난 94년 3월 미국월드컵을 앞두고 LA에서 가진 친선경기에서도 미국과 2차례 맞붙어 1무1패, 콜롬비아와 1무를 기록하며 무승에 그쳤었다. 본프레레호도 지난 16일과 20일 콜롬비아, 파라과이전에서 1-2 역전패, 1-1 무승부에 이어 이날 스웨덴전 무승부로 끝내 징크스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LA 교민들은 지난 89년 말보로컵 3.4위전에서 미국에 2-1로 이긴 이후 실로 오랜만에 승리의 현장을 목격하는 듯 했으나 아쉬움을 뒤로 한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