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내수시장에서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자LG전자는 일제히 올해 중국시장 전략의 초점을 '프리미엄 제품 판매 강화'에 맞췄다. '돈 안되는' 중저가 제품을 놓고 중국 현지업체들과 가격경쟁을 벌이는 '소모전'은 이제 그만두겠다는 것이다. 대신 한수 위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판매 마진이 훨씬 높은 PDP TV,LCD TV,양문형 냉장고,드럼 세탁기,고가 휴대폰 등 프리미엄 제품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얘기다. 올해 중국 내 연소득 1만달러 이상 중산층 수가 남한 인구보다 많은 5천1백만 가구로 추정되는 만큼 프리미엄 가전시장만 제대로 공략해도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삼성전자는 최근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더라도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라"는 내용의 경영지침을 중국 등 일선 현장에 내려보내며 이 같은 전략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경영지침을 통해 "후진국에도 프리미엄 제품 수요는 있는 만큼 시장이 열리기를 기다리지 말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로엔드(low-end) 제품을 판매해 시장점유율만 올리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2006년까지 일명 '배불뚝이 TV'로 불리는 볼록 브라운관 TV와 단순기능 전자레인지,VCR,8mm 캠코더 등 대표적인 저가제품을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생산법인에서 단종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또 프리미엄 제품은 회사 이미지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중국 등 해외공장에 품질관리 인력을 대폭 보강키로 했다. LG전자는 지난해 35% 수준이었던 중국 내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연내에 5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경쟁력을 잃은 저가 제품 생산 중단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살 깎아먹기식' 가격 인하 경쟁을 비껴나가기 위해선 프리미엄 제품 판매 강화가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프리미엄 신제품을 중국업체보다 한걸음 빨리 선보이는 방식으로 경쟁 우위를 지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