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식시장의 고객예탁금 증가액과 주식 관련 상품으로 유입된 자금이 2조2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부는 은행 예금과 채권 투자액에서 빠져나온 것이어서 시중 자금이 은행과 채권에서 증시로 이동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3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올들어 증시 자금은 고객예탁금이 지난 20일 기준 8조1천309억원에서 9조8천267억원으로 1조6천958억원이 증가했고, 투신사의 주식형상품에 486억원, 주식과 채권 혼합상품에 4천440억원이 유입되는 등 모두 2조1천884억원이 늘어났다. 이는 작년 연간 유입액 3조6천469억원의 절반이 넘는 것이어서 올들어 증시 주변 자금상황이 크게 개선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반면 은행의 저축성예금과 요구불예금을 합한 실세총예금에서 올들어 지난 18일까지 2조9천928억원, 투신의 공사채형 상품에서 7천783억원(19일 기준) 등 3조7천711억원이 이탈했다. 은행과 채권형상품에서 빠져나온 자금 중 일부는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잠시 대기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최근의 활황을 쫓아 증시쪽으로 흘러들고 있다. 대우증권 김성주 애널리스트는 "작년까지 은행과 채권 상품으로 몰렸던 자금이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고수익을 찾아 주식으로 이동하면서 증시 주변 자금이 보강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작년 연간으로 보면 사상 처음으로 은행 예금이 감소했고 올해도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은행 예금의 88%가 연 수익률 4.4%미만에 불과해 자금 이탈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들어 크게 증가한 고객예탁금의 경우 새로 유입된 자금이라기 보다는기존 증시 자금이 위치만 이동한 것이어서 지수의 지속적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기엔미흡하다는 견해도 만만치않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이경수 연구원은 "고객예탁금 증가분에서 신용이나 미수,개인의 주식 매각대금 유입분 등을 뺀 실질고객예탁금은 지난 19일까지 2천384억원에 그치고 있어 본격적으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약 400조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 자금 중 일부만 들어와도 증시의유동성은 획기적으로 보강되겠지만 아직은 그런 징후가 뚜렷하지 않다"면서 "조금씩증시 자금 상황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설 경우 충분한 완충 역할을 할 정도는 못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벤처 열풍때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움직였다가 뼈아픈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다"면서 "부동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위해서는 단기적.충동적.모멘텀적 성격의 투자보다 장기적.계획적.가치지향적 투자문화가 형성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