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달라졌다.


지난해 말 국가보안법 등을 놓고 여당과 극한 대결을 펼치며 '강경 보수'의 모습을 보였던 박 대표는 올해 유연한 자세로 돌아서고 있다.


여당과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당내 반대파를 대하는 데 있어서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본격적인 이미지 변신에 나선 것이다.


올들어 그가 행한 말과 행동은 지난해와 뚜렷이 대별된다.


박 대표는 지난해 '전쟁''투쟁의 선봉'등 격한 용어를 사용,'철의 여인'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러던 박 대표가 지난 19일 '무정쟁'을 선언한데 이어 20일엔 "'야당이니 강력 투쟁해야 한다'는 것은 구시대 정치"라며 "대결의 정치를 이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민생·경제'를 들고 나왔다.


신년 기자회견은 여당 비판보다는 온통 민생·경제에 초점을 맞췄다.


국보법 협상과정에서 '각'을 세웠던 김덕룡 원내대표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당내 비판세력을 껴안으려는 노력도 엿보이고 있다.


당명 개정에 대한 대처방식도 유화적이다.


그는 이달까지 당 이름을 바꾸겠다고 공언하고 강력 추진해왔다.


그러나 당내에서 비판 기류가 일자 정면돌파를 피하고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었다"며 한발 물러서는 자세를 취했다.


이에따라 격론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20일 의원총회는 '싱겁게' 끝났다.


박 대표가 이런 태도 변화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 대치국면에서 강경 노선을 고수하는 바람에 자신의 이미지가 적잖이 손상됐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관측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과 박 대표 개인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져 위기 의식을 느낀데 따른 것으로도 보인다.


한 당직자는 21일 "박 대표는 유연한 모습을 통해 반대쪽으로 돌아서고 있는 소장파와 중도세력을 붙잡기 위한 새 리더십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정당'을 내세운 것은 여권의 실용주의에 맞서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주며 민심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