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문별로 체감경기는 극명하게 엇갈려 있다. 중소·벤처기업계에서는 벤처활성화대책에 힘입어 투자 회복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공단별·업종별로는 제각각이다. 대기업들도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현상이 아직 해소될 조짐을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기지개 켜는 벤처기업계 한국기술거래소 및 M&A중개업체들에 따르면 올들어 한국기술거래소에 들어온 기업인수제의는 4건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월 1~2건에 불과했었다. 한국기술거래소의 강철웅 M&A사업실장은 "IT,반도체장비 및 소재,환경,에너지 등 성장업종을 중심으로 50억∼1백억원대의 매물이 주요 문의대상"이라고 말했다. M&A중개업체인 둘하나벤처컨설팅에도 올들어 기업매물을 찾는 발길이 늘어 기업매수희망신청서를 이미 3건이나 접수했다. 벤처투자도 활발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창업투자회사인 한국기술투자는 올해 벤처기업 투자를 지난해의 1.5배 수준인 7백억∼8백억원으로 늘릴 계획이고,최대 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도 올해 투자액이 지난해 투자액(5백90억원)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전통제조업들은 아직 실물경기가 살아나거나 자금난이 완화될 조짐을 느낄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인테리어용품 제작을 하는 변태환 삼일인테리어 대표도 "올들어 주문량이 30% 가량 줄어들었다"며 "건설 및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힘든 한해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내구소비재는 여전히 '꽁꽁'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세탁기 등 일부 가전제품 판매가 작년 12월에 비하면 소폭 증가했지만 중고보상판매 등 일시적인 마케팅 덕분에 의한 측면이 크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세탁기 판매는 늘었지만 TV 등은 작년 1월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아직 본격 내수회복을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판매는 올들어 오히려 줄고 있다. 1월 전체 내수 판매가 10만대를 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자동차는 연말 연식 변경을 앞두고 밀어내기 판매를 하는 탓에 연초 시장이 다소 위축되는 경향은 있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심하다는 게 영업 담당자들의 얘기다. ○부동산도 '고전 계속중' 부동산시장에선 강남권 재건축대상 아파트들이 일제히 바닥을 탈출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반등을 시작해 현재 저점대비 3천만∼4천만원 정도 상승한 단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일반아파트나 분양권은 아직 반등세에 합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도 거의 없어 매매 거래는 여전히 부진하다. 신규 분양시장의 경우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해가 바뀌어도 시장 상황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연초 분양을 계획했던 주택건설업체들이 속속 분양을 미루고 있다. 이계주·조성근·오상헌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