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주가 재평가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9개월만에 900선을 돌파한 거래소시장에서는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는 종목들이 잇따르고 있다. 최고가 경신종목의 업종도 건설 은행 식품 기계 조선 등 다양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새내기주 강세에 편승해 지난해 등록한 '늦깎이' 등록기업들이 뒤늦게 공모가를 회복하는 등 열기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사상 최고가 종목 속출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는 종목을 중심으로 연이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신한지주 대림산업 현대미포조선 현대모비스 오뚜기 금호산업 ㈜LG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한국증시의 장기간 박스권 행보로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하다가 최근 불어닥친 재평가 바람을 타고 단숨에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신한지주는 오랜 저항선이던 2만3천원을 연초 상향 돌파한 뒤 연일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5백50원 오른 2만5천9백50원으로 최고가에 올랐다. 대림산업도 지난 14일 사상 처음으로 6만원대를 기록했다. 또 현대미포조선은 좀처럼 뚫지 못하던 3만6천원의 벽을 연초에 돌파한 뒤 4만3천3백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오뚜기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4만원대이던 주가가 재평가 바람을 타고 6만원대로 치솟았다. 지주회사인 ㈜LG도 18일 7%나 급등하며 2만1천5백원으로 신천지를 개척하고 있으며,금호산업은 17일 처음으로 1만5천원 고지를 밟았다. ◆급부상하는 코스닥 '늦깎이' 등록기업 재평가 바람이 불면서 지난해 등록 이후 공모가를 밑돌며 바닥을 헤매던 종목들도 연이어 공모가를 회복하고 있다. 18일 코스닥 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등록한 업체 중 올해 들어 공모가를 회복한 곳은 7개 업체에 이른다. 현재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한 업체는 와이셔츠 생산업체인 우성아이앤씨가 유일하다. 모코코가 대표적이다. 모코코는 최근 3일 연속 상한가로 등록 이후 처음으로 공모가를 회복했다. 신지소프트도 최근 공모가를 회복한 케이스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공모가(9천원)보다 한참 낮은 7천5백원선에 머물던 신지소프트는 올해 들어서만 1백7% 오르는 초강세로 단숨에 1만5천원선까지 올라섰다. 작년 8월 신규 등록된 후 5개월간 바닥을 헤매던 신성델타테크도 17일 공모가를 회복했다. 이밖에 케이이엔지 태양기전 화인에이티씨 등도 최근 들어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공모가를 훌쩍 뛰어넘었다. ◆재평가 본격화되나 전문가들은 최근 최고가 경신 종목이 잇달아 탄생하는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 영향력이 큰 IT업종이 부진한 가운데서 최고가 종목이 속출하고 있는 것은 경제의 펀더멘털이 그만큼 튼튼해졌다는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전에는 대형주들이 부진하면 전부 동반 하락했는데 이제 실적에 걸맞은 평가가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또 신고가 종목의 업종이 금융 건설 기계 음식료 등으로 다양한 점도 고무적이다. 외국인들이 다양한 업종과 종목에 관심을 갖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대우증권 전병서 상무는 "경기가 둔화되고 환율 유가 등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주가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증시의 재평가 움직임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평가 움직임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돼 앞으로 2∼3년가량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광엽·고경봉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