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가 부실채권,선물,정크본드,신용 파생상품 등 신종 금융상품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투자자문사인 그리니치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헤지펀드는 미국 부실채권 거래량의 82%,정크본드와 신용 파생상품 거래량의 30%를 각각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 투자 대상인 주식이나 채권보다 이들 시장에서 더욱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헤지펀드는 특히 지난해 미국 내에서 거래된 장내·외 옵션 계약의 절반 이상,선물의 3분의 1 이상,상장지수펀드(ETF) 거래량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이들은 미국에 이어 최근 들어 유럽 부실채권 시장에 집중투자하고 있으며 엄청난 규모의 중국 부실채권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리니치의 분석가 윌리엄 웨슬러는 "헤지펀드가 굴리는 1조달러에 가까운 자금이 절대적 규모에서 그리 큰 것은 아니지만 월가와 증권업계 등에 미치는 영향력이라는 면에서는 아주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들은 그러나 단기적 이익에만 집착한다는 비판을 여전히 받고 있다. 부실기업의 회사채나 대출채권 등을 액면가보다 훨씬 싸게 사들인 후 해당 회사를 압박해 이익을 챙기곤 한다는 것이다. 은행이 부실 기업에 새로운 자금을 투입,회사를 회생시키려고 노력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웨슬러는 "헤지펀드들은 정교한 투자기법으로 비효율적인 각종 시장에 참여해 결과적으로 시장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순기능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