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 코스닥, 선물거래소, 코스닥위원회등 증권관련 4개 기관이 통합된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출범으로 한국 자본시장은 또하나의 전환기를 맞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인 주식거래가 시작된 것은 일제시대부터지만 현대적 거래소가 형태를 갖춘 것은 1956년 2월 당시 재무부의 주도하에 설립된 대한증권거래소가 최초였다. 당시 정부는 전란이후 경제발전에 필요한 산업자금 조달을 위해 증권시장이 꼭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증권업협회의 거래소 설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1956년 3월3일 증권거래소 서울시장(명동)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공식 거래소에서의 주식거래가 이뤄졌지만 당시 상장종목은 조흥은행과 저축은행, 한국상업은행,한국전력 등 12개사 주식과 건국 국채 3종에 불과했다. 현재 682개인 상장기업수를감안하면 약 50년 동안 거래소의 외형은 60배이상으로 커진 셈이다. 당시 매매형태는 거래소에 모인 중개인들이 호가를 내면 거래소 직원이 망치로탁자를 내리쳐 가격을 정하는 이른바 '격탁매매'였으나 이 매매방식은 지난 1978년폐지되고 육각형모양의 단상(포스트)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포스트매매'로 대체됐다. 포스트매매가 정착된지 1년 후인 1979년 거래소는 현재의 증권거래소가 위치한서울 여의도로 자리를 옮겼고 이 무렵 증권사들도 하나둘 여의도에 둥지를 틀면서자본시장의 여의도시대, '한국 월스트리트'로서의 여의도가 틀을 잡았다. 또 한 차례 국내 증권거래의 형태가 완전히 바뀐 것은 지난 1997년 9월 전면적으로 전산매매가 도입되면서부터다. 이후 증권시장의 상징이었던 벌집모양의 '포스트'는 거래소 견학관의 전시물로밀려났고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등을 통한 온라인거래가 보편화되면서 주식투자 저변이 급속도로 확대됐다. 현재 온라인거래 비중(약정액 기준)은 전체 거래의 55%를웃돌고 있다. 전산매매가 주식투자의 형태를 바꿨다면 1992년에 이뤄진 증권시장 개방은 한국증시의 '질(質)'을 변화시켰다. 이어 1997년 9월1일에는 외국인주식투자한도가 완전히 폐지되면서 이른바 한국 증시는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등장하게 된다. 증시개방 이후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현재 외국인 시가총액 보유비중은 무려 42%에 달하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증시 참여는 해외시장과의 연계성을높이고 주주가치를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등의 효과를 거뒀으나 한편으로는 '자본유출' 우려가 끊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온라인매매와 외국인 참여로 주식투자의 저변이 넓어지면서 2000년에는 오전,오후장의 구분과 점심시간 휴장제도가 폐지됐으며, 2002년 1월과 10월에는 각각 개별주식옵션시장과 상장지수펀드(ETF)시장이 개설되는 등 파생상품으로 거래대상이계속 확대돼왔다. 종합주가지수는 1980년대 후반 고도경제 성장과 맞물려 1989년 1,000선을 돌파했고 외국인 증시개방 효과와 외환위기 이후 자금유입으로 1994년과 1999년에도 한차례씩 1,000선을 넘었으나 1990년 이후 장기적으로 500~1,000선의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증권거래소는 현재 작년말기준 상장기업수와 시가총액기준 각각 세계 15위권 시장이다. 현물시장의 또 다른 한 축으로 통합시장내 코스닥시장본부로 재편될 코스닥시장은 지난 1986년12월 재무부가 발표한 '중소기업 등의 주식거래 활성화를 위한 시장조직화 방안'에 따라 증권업협회가 기존의 증권거래소와는 별도로 주식장외시장을조직화하면서 태동했다. 이 주식장외시장 등록 종목들의 거래방식을 경쟁매매방식으로 전환하면서 1996년5월 매매중개회사격인 ㈜코스닥증권이 설립됐고 이듬해인 97년부터 코스닥종합지수가 발표되기 시작했다. 코스닥지수는 벤처 및 IT붐과 더불어 지난 2000년 3월 사상 최고수준인 2,834.4(기준지수 1,000)에 이르고 당시 하루 거래대금도 6조4천억원대에 육박했으나 이후버블붕괴와 함께 시련기를 맞아 작년 8월에는 역대 최저치인 324선까지 떨어진 바있다. 코스닥위원회는 지난 1998년 10월 코스닥시장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사결정기구로서 설치됐으며 이번 통합과정에서 내부 기능별로 코스닥시장본부와 시장감시위원회 등으로 흡수된다. 지난 1999년 4월 부산에서 개장한 선물거래소는 그동안 주로 국채선물 위주의거래가 이뤄져왔으나 올해 증권거래소로부터 코스피200선물 및 옵션, 개별주식옵션거래를 넘겨받음에 따라 주력상품이 코스피200선물(거래비중 약 80%)로 바뀐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