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대표제를 도입한 기업이 부쩍 늘어났다.


NHN이 1월1일자로 경영진을 2명의 각자대표 중심으로 개편한 것을 비롯,쌍용자동차 현대시멘트 이니시스 현대정보기술 지어소프트 대주전자재료 등 올해 들어서만 15개 기업이 각자대표제를 도입했다.


각자대표제는 말 그대로 각각의 대표이사가 자기 책임하에 독자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경영방식이다.



포털 업체인 NHN은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각자대표제를 도입했다.


최휘영 네이버사업본부장을 김범수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선임하고 김 사장에겐 중국 일본 등 해외사업을 맡기고 신임 최 사장에겐 국내사업을 맡겼다.


태산LCD 지어소프트 대주전자재료 등은 신규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각자대표제를 도입한 사례다.


지어소프트는 지난 14일 한용규 사장과 김추연 이사를 각자대표로 선임하면서 한 사장은 기존 솔루션 사업을 맡게 하고 김 이사는 신규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을 책임지고 경영토록 했다.


이밖에 KTT텔레콤 우성아이앤씨 흥아해운 삼익악기 등은 사업영역을 나누면서 단독대표제에서 각자대표제로 전환했다.


기존의 단일대표제는 신속히 의사결정을 해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하나 단독 의사결정에 따른 위험이 큰 편이다.


또 합의가 중시되는 공동대표제는 의사결정을 신중하게 하는 장점이 있으나 의사결정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분쟁의 소지를 남기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각자대표제의 각 대표이사는 단일대표제의 대표이사와 동일하게 각자의 사업분야에선 결정권과 추진력을 갖는다.


또 특화된 분야의 대표를 하고 있어 단일대표제에 비해 각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위험을 분산한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조직이 확장되면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전략 수립이 지연되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각자대표제를 채택하는 사례가 많다.


각자대표제가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도 각자대표제가 갖는 이런 장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NHN 관계자는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것을 막고 두 사업부문을 모두 강화하기 위해 국내사업과 해외사업을 구분해 각 부문을 각자대표가 책임지게 했다"고 설명했다.


각자대표제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대주주가 경영에 개입하는 방편으로도 활용된다.


전자결제업체인 이니시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대표이사직을 맡아온 전문경영인 이금룡씨와 대주주 권도균씨를 각자대표로 선임, 대주주의 입김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규모가 커지고 사업영역이 넓어지면서 전문성과 함께 강한 추진력이 요구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독립성과 전문성에서 강점이 있는 각자대표제가 선호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