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성형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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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연예인들이 TV에 나와 스스럼없이 성형수술을 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그런데 이 같은 고백이 의아스럽지 않은 것을 보면 성형수술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편견은 사라진 듯하다.
이런 풍조 때문인지 이제는 10대 소녀들은 물론 중년 남성들의 성형도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예뻐지고 싶은 인간의 욕구가 성형수술로 해결되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신체상의 결함으로 자신감을 잃었거나 사회생활에서 부자유스러웠던 사람들이 성형수술을 통해 용기를 갖고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경우도 많다.
성형수술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방학때만 되면 성형외과에 학생들이 몰려 판박이 미인들이 속출되는가 하면 '선풍기 아줌마'의 경우처럼 과도한 성형으로 몸과 마음을 망치고 있는 사례가 비일비재해서다.
실력과 내면의 성품보다는 얼굴을 더 큰 자산으로 여기는 외모지상주의가 낳은 부작용임에 분명하다.
성형은 원래 신체의 잘려진 부분을 복원하는 수술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고대 인도의 힌두교에서 간통죄를 저지른 사람의 베어진 코를 피부이식으로 다시 만든 게 최초라고 한다.
중국 진시황 때는 언청이를 교정했다는 기록이 있다.
유방확대는 20세기 초 독일의 게일즈니라는 의사가 파라핀 주사로 성공시켰고,얼굴모양을 자유자재로 변형시키는 안면골 성형은 1950년대부터 끊임없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몇년 동안 성형수술 열풍이 불면서 국민들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여권사진과 실물이 달라 출입국관리소가 애를 먹는가 하면,얼마전 발생한 수능입시 부정사건에서도 실제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급기야 엊그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인감증명법 시행령'을 개정해 사진과 얼굴이 많이 다른 사람은 지문대조를 한 뒤 인감증명을 발급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이유와 사정이 있다.
성형수술이 좋으냐 나쁘냐 하는 논란에 앞서 성형에 대한 과신은 경계할 일이며 외국처럼 정신적인 상담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친구따라 강남가는 식의 마구잡이식 성형수술이 걱정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