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에 이어 전북 군산시에서도 부실한 도시락이 결식 어린이들에게 지급된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군산시내 아동복지시설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시내 결식 어린이에게 배달된점심에 반찬으로 건빵을 지급하는 등 도시락의 질이 부실할 뿐만 아니라 배달마저제때 되지않아 찬 음식을 먹는 어린이들이 많다는 것. 한 아동복지시설이 공개한 지난달 24일의 도시락을 보면 김치와 참치 볶음, 단무지와 메추라기 알, 건빵 등이 반찬으로 지급됐다. 이 시설 관계자와 학부모들은 "성장기 어린이들의 영양상태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며 한끼에 2천500원짜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고 분개했다. 군산시는 이같은 항의에 이달들어 점심 반찬을 개선했다고 밝혔지만 부실하기는마찬가지다. 지난 11일 점심에 지급된 도시락의 반찬을 보면 쥐치포 조림과 오징어 젓갈, 양념간장을 뿌린 부두 한조각, 양배추 채가 고작이었다. 더구나 도시락이 제때 배달되지 않아 결식 어린이들이 찬 음식을 먹기 일쑤다. 이에 대해 도시락 제조업체에서는 "운영비 500원을 제외한 2천원짜리 음식을 만들다 보니까 반찬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달 24일 공급한 점심은 어린이들이좋아하는 참치 볶음이 주 메뉴였으며 건빵은 별식이었다"고 말했다. 도시락 배달 등 전반적인 운영을 맡고 있는 군산종합사회복지관 측은 "사회복지사 11명이 자원봉사자 200여명의 도움을 받아 1천200여명의 결식 어린이 가정을 방문해 도시락을 지급하다보니 일손이 달려 음식이 식는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결식 어린이를 위해 지급되는 도시락 가격을 2천500원에서 4천원으로 올려줄 것과 추가 예산 지급을 중앙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군산시내 결식 어린이는 모두 2천707명으로 시는 1인당 한끼에 2천500원꼴로 군산종합사회복지관과 나운복지관 등 2곳에 예산을 지급하고 있다. 이중 나운복지관은 후견단체의 도움을 받아 자체에서 점심을 만들고 있으며 군산종합사회복지관은 업체에서 도시락을 납품받아 결식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 배달해주고 있다. (군산=연합뉴스) 전성옥 기자 sungok@yna.co.kr